바이오니아가 개발한 전자동 대량 분자진단장비. 해당 장비를 이용하면 검체 검사 시간이 4시간에서 100분으로 줄어든다. /바이오니아 제공

바이오니아(064550)는 국내 바이오벤처 1호 기업이다. 지난 1992년 설립됐고, 2005년에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다. 바이오니아는 유전자 연구에 필요한 기초 원료물질 생산부터 합성, 추출, 증폭에 필요한 장비와 키트를 자체 개발한다. 신약 개발도 적극적으로 하는 바이오니아는 최근에는 탈모 화장품 ‘코스메르나(CosmeRNA)를 개발해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코스메르나는 특정 단백질의 생산을 억제함으로써 유전자 발현을 방해하는 짧은 간섭 리보핵산(siRNA) 기반의 탈모 완화 기능성 화장품이다.

박한오 회장이 창업할 때부터 유전자와 분자진단을 전문으로 했던 바이오니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분자진단 기술을 활용한 진단키트로 업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지난 2019년 연결 기준 매출액이 363억원이었던 바이오니아는 2020년에는 매출액을 2070억원으로 불렸다. 2021년 매출액은 2237억원으로 더 늘었다.

꾸준한 진단 키트 실적과 탈모 화장품의 인기에 힘입어 바이오니아는 올해 2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 2분기 바이오니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93억원, 5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32%, 1만1564% 증가했다.

바이오니아는 ‘유럽체외진단 의료기기 인증을 위한 코로나19 체외진단시약의 유효성 평가’로 범부처전주기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단 과제에 선정됐다. 코로나19 진단 시약의 유럽 임상시험을 통해 개정된 유럽 인증 심사(CE-IVDR) 획득을 목표로 한다.

이번 과제는 총 37억5000만원 규모다. 최근 진단시약에 대한 유럽 인증 심사 기준이 변경되면서 기존에 허가됐던 제품도 오는 2025년부터는 새로운 규정에 따라 재등록해야 한다. 따라서 바이오니아는 직접 개발한 전자동 대량 분자진단장비 ‘엑시스테이션(ExiStation) FA 96/384′에 사용되는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와 B형간염, C형간염 바이러스 진단 시약이 개정된 유럽 인증 심사(CE-IVDR)를 획득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바이오니아는 해당 과제를 통해 임상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인허가를 획득해 전자동 시스템의 대중화를 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범부처전주기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단 과제에 선정된 이후 사업단으로부터 적극적인 연구 지원과 현장 애로 사항을 지원받으며 실재적인 도움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바이오니아 관계자는 “범부처 사업단이 연구 성과를 시장 니즈에 맞게 발전시켜 수출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한다”면서 “국가산업발전에 기여하려는 노력이 돋보여 큰 힘이 된다”라고 말했다.

올해 1월에는 전자동 대량 분자진단장비 ‘ExiStation™ FA 96/384′ 2개 모델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조 인증을 받으며 범부처전주기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단 과제 진행에 청신호가 켜지기도 했다. 해당 장비는 지난 5월에는 유럽 인증(CE-IVDR)을 받았다. 하나의 검체에서 최대 5종의 병원균을 동시에 검사할 수 있는 ExiStation™ FA 96 모델과 최대 20종의 병원균을 동시 검사할 수 있는 ExiStation™ FA 384 등 두 가지 모델이다.

해당 장비는 96개 검체(대조용 표준물질 포함)를 대상으로 병원체 감염 여부 등 검사를 100분 안팎에 마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에는 96개 검체를 대상으로 병원체 감염 여부 등을 조사하려면 4시간 이상이 소요됐다..

박한오 바이오니아 대표이사 회장. /바이오니아 제공

◇박한오 바이오니아 회장 “고위험군 바이러스 진단기기용 시약 유럽 인증, 세계 없던 것 만드는 셈”

-범부처 사업의 10대 과제로 ‘유럽체외진단 의료기기 인증을 위한 Viral Load HBV, HCV, HIV-1 체외 진단 시약의 유효성 평가’가 선정됐다. 그 의미가 궁금하다.

“질병을 진단할 때 B형 간염, C형 간염, 에이즈 등 바이러스 수치(바이럴로드)가 혈액 내 몇 개가 있는지 진단키트를 통해 알 수 있는데, 그런 부분이 유망한 것으로 평가돼 과제로 선정된 것 같다.”

-바이오니아가 개발한 전자동 대량 분자진단장비가 검체 검사 시간이 4시간 이상 소요되던 것을 100분으로 줄였다. 검체 검사에 있어 시간 단축이 그렇게 중요한가.

“당연히 시간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코로나 검사할 때 검사하는 사람들이 음압실 가서 보호장비 끼고 보안경 끼고 고생하지 않았느냐. 뚜껑 열 때 바이러스에 오염될 수 있어서 그렇게 했던 것인데, 바이오니아가 개발한 진단 기계는 뚜껑 통째로 넣으면 알아서 장비가 뚜껑을 열어준다.

통상 4시간 이상 걸리는 기존 해외 대량 분자진단장비보다 훨씬 빠를 뿐만 아니라 검사인력의 감염위험을 근본적으로 줄인 것이다. 해당 장비는 유럽 인증을 이미 받았고, 그 장비에서 여러 시약을 개발하고 있다.

B형간염과 C형간염, 에이즈는 제일 고위험군 바이러스다. 아시아 통틀어서 해당 바이러스들에 대한 진단기기 시약을 인증받은 회사는 바이오니아뿐이다. 그 시약을 새 장비에서 돌아가게 만드는 프로젝트가 범부처 사업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시약을 인증받아 유럽 시장에 들어가는 것인데, 개발되고 나면 기존에 전 세계에 없던 것이 만들어지니까 굉장히 유망하다고 볼 수 있다.”

-시장 규모는 얼마나 되나.

“코로나19 이전에는 B형간염, C형간염, 에이즈 시장이 분자 진단에서 가장 큰 시장이었다. 총 30억 달러(4조 125억원) 정도 된다.”

-올해가 3개월밖에 안 남았다. 올해 초 세운 계획은 어떻게 진행됐나.

“코스메르나를 비롯해 탈모 화장품은 지난 5월 유럽에 출시했는데, 오는 10월 유럽에 있는 피부모발 분야에서 가장 큰 전시회에 참여한다. 해당 전시회에서 바이오니아 제품을 계속 소개할 것이고, 이후 탈모 화장품 사업에 더 박차를 가할 것이다.”

전 세계에서 탈모 인구는 20억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바이오니아는 이 가운데 1억~2억 명을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진단키트 기업과 비교해 주가가 지지부진해서 고민이 있을 것 같다.

“우리는 특허를 기반으로 차세대 진단 치료제 화장품 건기식 만드는 회사다. 비에날씬도 특허 제품이다. 바이오니아는 특허를 기반으로 새로운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이다. 내가 올해 31주년 기념사에서 말했듯이 고객들의 가치를 창출하는 제품을 계속 개발해서 상용화할 것이다. 이렇게 고수익을 내는 좋은 기업은 결국 향후 좋은 성과를 보일 수밖에 없다고 본다.”

-내년 계획은

“코스메르나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우면서, 올해 개발하던 Semi RNA가 최초 의약품 임상에 들어갔는데 내년에는 임상 2a를 준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