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릴랜드대 의대 연구진이 유전자를 조작한 돼지 심장을 심장질환 환자에게 이식하는 두 번째 수술을 시행했다. 지난해 1월 세계 처음으로 이식 수술을 진행한 뒤 1년 반 만의 성과다.
미국 메릴랜드대 의대는 22일(현지 시각) "20일 58세의 말기 심장병 환자 로런스 포시트에게 유전자 변형된 돼지 심장을 이식했다"며 "현재 환자는 스스로 호흡하며 보조 장치의 도움 없이도 심장이 잘 기능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로런스 포시트 환자의 인간 심장 이식을 하려 했으나 기존 말초혈관 질환과 내부 출혈 합병증으로 어려웠다. 따라서 '이종 이식'을 시도할 수밖에 없었다. 이종 이식은 종이 다른 동물의 기관이나 조직을 이식하는 방법을 말한다. 연구진은 미 식품의약국(FDA)의 검토를 거쳐 돼지 심장 이식 수술을 준비했다. FDA는 생명이 위험한 환자를 회복할 만한 다른 방법이 없을 때 유전자 조작 돼지 심장 이식 등 실험적 의약품이나 치료법 등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돼지는 인간이나 영장류와의 생리학적 유사성으로 그 장기가 이종 이식 연구 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이종 이식 후 위험한 면역 반응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거부 반응을 담당하는 세 가지 유전자를 돼지에서 삭제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리고 돼지 심장의 면역 수용을 담당하는 인간 유전자 6개를 삽입하고 과도한 심장 조직의 성장을 막기 위한 유전자 하나를 제거했다. 이어 첫 번째 이식 수술의 경과를 바탕으로 더 엄격히 테스트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이식 후 급성 거부 반응 없이 환자에 이식된 돼지 심장이 잘 기능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심장 이종 이식 프로그램의 임상 책임자인 바틀리 그리피스 연구원은 "죽어가는 환자에게 다시 한번 수명을 늘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이 분야에 대한 지식을 발전시키려는 포시트 씨의 용기와 의지에 매우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세계적으로 장기 기증자는 수요에 비해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미국에서만 약 10만 5000명의 환자가 이식을 기다리고 있고, 매일 17명이 이식을 받지 못하고 사망하고 있다. 연구자들은 FDA가 향후 몇 년 이내에 이종 이식에 대한 임상 시험을 승인하길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