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단 본부장이 1일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제3회 융복합 의료제품 안전기술 콘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송복규 기자

국내 의료기기 기업인 A사는 치과에서 사용하는 펩타이드 소재를 적용한 이식용 의료기기를 개발했다. 손상된 치아를 지지하는 뼈에 합성 펩타이드를 방출해 조직을 재생한다. 이 회사는 상품화를 위해 여러가지 독성과 안전성 약리시험까지 마쳤다.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 시험계획을 승인 요청하는 과정에서 생식독성 시험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받았다. 합성 펩타이드의 반감기가 6시간 뒤에 나타나는데, 이에 대한 생식독성 시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융복합 의료기기와 관련해 의약품 반감기에 따른 생식독성 시험에 대한 기준은 아직 없다.

김태형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단(KMDF) 본부장은 1일 이날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제3회 융복합 의료제품 안전기술 콘퍼런스'에서 융복합 의약품과 의료기기의 현황과 과제를 발표하면서 "융복합 의약품과 의료기기 산업의 발전을 견인하기 위해선 명확한 인허가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융복합 의료기기는 의료기기와 의약품, 의약외품이 물리·화학적인 방법으로 결합한 의료제품을 말한다. 전문가들은 융복합 의료기기의 성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김 본부장도 "전 세계 의료기기산업 시장 규모는 5000억 달러(660조원) 정도로 형성됐다"며 "그중에서도 융복합 의료기기는 시장 내에서 굉장히 성장할 가능성이 큰 분야"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이식용 펩타이드 소재 의료기기 사례를 언급하면서 "융복합 의료기기 관련 기준이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김 본부장은 "만에 하나 반감기에 따른 생식독성 시험을 해야 하는 기준이 있었다면 선제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펩타이드 적용 이식 의료기기의 경우 내년에 종료되는 과제이고 기대가 높은 과제인데 성공적으로 종료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인공지능(AI)과 같은 융복합 시대에 의약품과 의료기기 같은 의료제품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선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서둘러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본부장은 "AI 의료제품의 경우 가이드라인이 2017년 나온 이후 의료제품산업을 이끄는 주축이 됐다"며 "식약처와 연구자, 관련 협의체가 모여 기준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