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헬스케어 기업 뷰노 공동창업자인 김현준 바이트 대표가 30일 오후 5시 서울바이오허브에서 개최된 '홍릉 H클럽 기술교류 콘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송복규 기자

‘한국판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를 만들기 위해 바이오 스타트업과 투자기관, 기업공개(IPO) 기업 관계자가 모이는 자리가 마련됐다. 바이오 스타트업들에 필수적인 시장 전망은 물론, 창업 경험담을 통한 경영 전략과 인허가 전략이 발표됐다.

서울홍릉강소연구개발특구는 30일 오후 2시 서울 동대문구 서울바이오허브에서 ‘홍릉 H클럽 기술교류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특구 내 입주 바이오 벤처기업을 포함해 임상시험수탁(CRO) 기업, 투자기관, IPO 기업, 스타트업 지원 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서울홍릉강소연구개발특구는 국내 바이오·의료 산업 발전을 위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고려대, 경희대가 기술 핵심기관으로 참여하고 있다. 정부출연연구기관과 대학, 투자기관이 각자의 역량을 활용해 바이오 스타트업 육성에 나서 ‘한국판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를 목표로 한다.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와 글로벌 제약사와 바이오 기업, 대형 투자사가 모인 세계 최대 바이오 클러스터다.

홍릉강소특구는 바이오산업 최신 동향을 공유하고 바이오 벤처기업의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특구 내 스타트업들에 대한 임상 지원을 늘린다. 기존 기술 핵심기관인 고려대의료원과 경희의료원을 통해 제공한 임상 지원을 한국원자력의학원 의과학실증센터와 삼성병원, 서울대병원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 싱가포르와 프랑스의 연구기관과 연계해 공동연구와 해외 진출을 돕는다.

강대신 홍릉강소특구 기획실장은 “홍릉 H클럽은 특구 내 입주기업 협의체로, 입주기업과 입주 희망기업으로 구성됐다”며 “29개 투자기관이 참여해 바이오 스타트업 초기 창업자를 발굴하고 육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상 지원뿐 아니라 제품 체험단 프로그램을 운영해 공공기관 기반 ‘테스트베드’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바이오 스타트업의 경영 전략이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발표도 있었다. 인공지능(AI) 의료기기 기업 뷰노(338220)를 공동창업한 김현준 바이트 대표는 홍릉강소특구 입주 스타트업에 자신의 창업 경험담을 소개했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전문연구원 출신인 김 대표는 2014년 창업한 뷰노를 ‘AI 의료기기 시장 개척자’라는 평가를 받게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현재는 벤처캐피탈(VC) 바이트를 설립해 운영 중이다.

김 대표는 바이오 기업 특성상 매출을 빠르게 올릴 수 없는 만큼 우수한 기술력과 투자 유치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 대표는 “흔히 투자를 왜 받아야 하는지 모르고 투자를 유치하는 스타트업이 많다”며 “바이오나 헬스케어는 매출이 발생할 때까지 긴 시간이 소요하기 때문에 명확한 이유를 모른 채 투자받으면 경영상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헬스케어는 전문적이고 서비스에 민감성이 높아 높은 기술 수준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초기 창업의 투자 전략을 투자자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신민철 신한투자증권 과장은 “바이오 스타트업에 중요한 것은 최고경영자(CEO)의 전문성과 제품의 포지셔닝, 시장의 성장성”이라며 “충분하다는 생각보다는 개발한 기술을 해당 고객군에 적극적으로 어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동안 얼어붙었던 바이오 시장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신 과장은 “미국을 기준으로 보면 바이오·헬스케어 관련 벤처펀드 규모는 올해 벌써 작년 수준을 넘었다”며 “한국 시장이 미국을 따라가는 통상적인 추세를 고려하면 국내 바이오 투자 환경도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루닛(328130)과 뷰노의 주가가 긍정적인 흐름을 보인 것인 대표적”이라고 덧붙였다.

의약품·의료기기 인허가 전략도 강조됐다. 권주하 TSD라이프사이언스 부장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인허가 전략을 설명했다. 권 부장은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에서 운영하는 제품화전략지원단과 같은 바이오 스타트업들이 인허가 전략에 활용할 수 있는 제도가 많다”며 “이런 제도들을 이용해 연구개발 단계에서의 기술 현황을 파악하고 사업화가 가능한지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