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 등 질환을 스마트폰 앱 등 소프트웨어로 치료하는 디지털치료기기가 건강보험공단의 급여에 등재되는 길이 열린다. /안전보건공단 제공

스마트폰에 설치한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을 이용해 불면증이나 우울장애를 치료하는 디지털 치료제(DTx)가 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길이 곧 열린다.

21일 디지털헬스케어 업계에 따르면 '디지털 치료제(DTx) 건강보험 적용 가이드라인 제정안'이 지난 19일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소위원회를 통과했다. 지난달 열린 소위에서 불발된 지 한 달 만이고, 지난 2월 국산 1호 디지털 치료제가 국내 품목 허가를 받은 지 5개월 만이다.

디지털 치료제는 먹는 약이나 주사제, 전기 자극(전자약)이 아닌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질병을 치료하는 방식이다. 올해 '솜즈(에임메드)'를 시작으로 '웰트-아이(웰트)'등 불면증을 치료하는 국산 소프트웨어 2개가 국내 품목 허가를 받았지만, 아직 건강보험의 문턱은 넘지 못했다.

솜즈는 불면증을 야기하는 습관이나 행동을 교정해 치료 효과를 내는 소프트웨어다. 환자가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한 뒤, 앱에서 제공하는 6단계 프로그램을 6~9주간 따라 하면, 불면증을 악화시키는 습관을 개선할 수 있다. 이런 디지털 치료제는 의사 처방에 따라 환자들이 쓸 수 있게 만들었기 때문에, 건강보험에 등재되지 않으면 시장성이 제로에 가깝다.

웰트가 개발 중인 불면증 디지털 치료기기 '팔로우Rx' 실행 모습. /웰트 제공

안건이 소위를 통과한 데 따라 이르면 내달 건보 적용을 받는 국산 디지털 치료제가 나올 전망이다. 이번에 소위를 통과한 가이드라인은 디지털 치료제를 '임시등재' 형태로 건보 급여 체계에 편입시키고 기업이 비급여와 선별급여(10%)를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선별 급여는 환자가 비용의 90%를 부담하고 나머지 10%를 건보가 내 주는 식이다.

디지털 치료제 업계는 선별 급여를 선택하는 곳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급여'를 받는다는 것은 건보의 인정을 받았단 뜻이고, 환자의 부담도 그만큼 덜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를 처방하는 병의원에서는 비급여를 선호할 수도 있다.

수가는 디지털 치료제를 처방하는 의사들에 지급하는 처방료와 업체에 지급하는 사용료로 구분되는데, 처방료는 1만원대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업체에 지급하는 사용료는 제조원가와 개발비 등을 고려해 책정될 전망이다.

정영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급여등재실 실장은 "급여를 책정하려면 국내 환자들이 디지털 치료제에 얼마 정도 비용을 지불할 수 있을 지 파악해야 한다"며 "혁시 의료 기술 산업 육성을 위해 최대한 신속하게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적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