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렉라자' 제품 사진(유한양행 제공)

유한양행(000100)이 개발한 국산 항암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국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확대 허가를 받았다. 유한양행이 올해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1차 치료제 사용 승인을 신청한 지 3개월 만이다.

식약처는 30일 렉라자에 대한 적응증을 ‘비소세포폐암의 1차 치료’까지 확대해 변경 허가했다고 밝혔다. 렉라자는 지난 2021년 1월 제31호 국산 신약으로 허가받은 표적항암제로 특정 유전자(EGFR T790M)에 변이가 발생한 비소세포폐암의 2차 치료에 사용하도록 첫 허가를 받았다. 렉라자는 같은 해 7월 국민건강보험에 등록되면서 국내 처방이 시작됐다.

이 약은 폐암 세포 성장에 관여하는 신호 전달을 방해해 폐암 세포의 증식과 성장을 억제하는 기전이다. 항암제는 환자가 처방받는 순서에 따라 1~3차로 허가를 받는다. 1차 치료제는 환자가 가장 먼저 처방받는 약물이다. 렉라자는 허가 당시 2차 치료제로 승인을 받아, 1, 2세대 항암제(1차 치료제)에 내성이 생긴 환자에게 투여해 왔다.

국내 비소세포폐암 시장에서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가 압도적인 지위를 갖고 있다. 타그리소의 지난해 국내 매출은 1065억이었다. 타그리소는 1차 치료제로 허가받았지만, 아직 건강보험에는 등재되지 않았다. 렉라자는 2차 치료제로 지난해 매출 161억 원을 기록했다. 유한양행은 렉라자의 건강보험 급여를 1차 치료제라 확대하는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렉라자가 식약처로부터 비소폐암 1차 치료제로 허가를 받은 데 따라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신청 절차도 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유한양행은 국내에서 1차 치료제로 허가를 받으면 공동개발사인 얀센과 협의를 통해 미국 시장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8년 11월 얀센 바이오테크에 한국 외 글로벌 상업화와 판매 권한을 넘겼다. 타그리소의 지난해 글로벌 시장 매출은 약 6조 5000억 원에 달한다. 렉라자가 1차 치료제 허가를 받으면 이 시장에서 타그리소를 뛰어넘는 블록버스터 약물이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