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남진 삼성바이오로직스 바이오연구소장(부사장)이 7일(현지 시각) '2023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이 열리고 있는 미국 보스턴 컨벤션 센터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지난 4월 투자한 항체약물접합체(ADC) 개발 기업 스위스 아라리스의 기술을 활용해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 중 설립할 ADC 전용 생산 시설에 현재까지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 최신 치료 접근법(모달리티)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정남진 삼성바이오로직스 바이오연구소장(부사장)은 7일(현지 시각) '2023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이 열리고 있는 미국 보스턴 컨벤션 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4월 투자한 아라리스의 기술을 기반으로 내년부터 ADC에 대한 위탁개발생산을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라리스는 스위스에 본사를 둔 ADC 기술 개발 기업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4월 삼성물산과 조성한 '삼성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를 통해 아라리스에 투자했다. 이는 재무적 목적이 아닌 향후 미래를 내다본 기술 투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그동안 항체 위주로 구성했던 사업 구조를 다변화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그중 하나가 ADC다. 정 소장은 "ADC는 꽤 오래된 기술"이라며 "항체 유전자 변형으로 특정 위치에만 약물을 붙이는 2세대에 이은 3세대 기술은 아라리스가 선두 주자"라고 설명했다.

아라리스는 3세대에 걸쳐 발전한 ADC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3세대 ADC 기술은 항체 유전자 변형 없이 특정 부위에 약물을 부착할 수 있다. 이는 항체가 특정 세포를 표적 삼아 유도탄 방식으로 약물을 전달할 수 있다는 의미로, 정상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며 치료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항체에 약물을 무작위로 결합시켰던 1세대 기술보다 진보한 것이다.

정 소장은 ADC를 비롯해 메신저리보핵산(mRNA), CGT(세포·유전자치료제)와 같은 차세대 의약품 연구개발(R&D)을 이끌 적임자로 꼽힌다. 지난해 11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합류했다. 그는 미국 듀크대 의대 졸업 후 머크(MSD), 브리스톨마이어스큅(BMS), 애브비와 같은 빅파마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했었다. 이후 크리스퍼 연구로 노벨상을 받은 제니퍼 다우드나 미국 버쿨리캘리포니아대 교수와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협업해 설립한 LGR 초대 연구소장을 지내기도 했다.

정 소장은 "향후 10년은 R&D를 통한 혁신 기술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세계 일류 바이오 기업으로 끌어올리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다양한 연구 분야와 다수의 연구기관에서의 경험을 활용하면 일류 기업 도약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라리스 ADC 기술을 적용한 바이오의약품은 내년 완공될 전용 설비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5일(현지 시각) "세계 트렌드에 맞춰 ADC 바이오의약품 CDMO를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ADC는 세계 CDMO에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론자는 이미 ADC 생산 시설을 구축해 세계 상위 20대 제약사를 모두 고객사로 두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는 지난해 약 59억달러(약 7조7000억원) 규모인 ADC시장이 2026년 약 130억달러(약 17조원)까지 확대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