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멤피스 미트(Memphis Meats)가 만든 배양육. 실험실에서 근육세포를 배양해서 만들었다./Memphis Meats

국내 바이오벤처들이 배양육과 농산물 플랫폼 사업에 진출하며 다양한 먹거리를 찾아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금리 인상으로 투자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성장 돌파구를 찾아 나서고 있는 것이다.

25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일회용 세포배양기(바이오리액터) 회사인 마이크로디지탈(305090)은 배양육 세포의 대량 생산 공법 개발에 나섰다. 국내 최초로 일회용 세포배양기를 자체 개발한 이 회사는 지난 2월 배양육 스타트업 씨위드와 공정 개발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르면 내년부터 자체 개발한 세포배양기로 배양육 양산을 기대하고 있다.

배양육은 동물 단백질과 지방 세포를 세포 배양기에서 합성해서 만든 대체육의 한 종류다. 조류독감이나 아프리카돼지열병 등 가축 전염병으로부터 자유롭고, 친환경 먹거리로 주목 받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미국 스타트업 잇저스트가 개발한 배양 닭고기 판매를 승인했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해 11월 배양육에 대한 안전성 심사를 허가했다.

배양육 분야는 CJ제일제당, 롯데, 대상 국내 식품 대기업들이 나서면서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마이크로디지털의 주가는 배양육 사업 진출을 밝힌 이후 크게 올랐다. 이 회사는 지난해 93억6000만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지만 회사 주가는 올 초 4000원 대에서 이날 1만900원을 기록했다. 한국무역협회는 배양육을 포함한 대체육 시장이 2030년 세계 육류 시장의 30%, 2040년에는 60%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동물용 항체의약품을 개발하는 애드바이오텍(179530)은 지난 2월 농산물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 '놀장' 지분을 사들이며 농산물 유통 플랫폼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 회사는 계란 노른자에서 추출한 차세대 면역난황항체(IgY) 기술을 갖고 있는데, 이 항체 생산에 필요한 계란을 놀장 양계농장으로부터 계란을 공급받고, 이들 농장에 동물의약품도 유통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가 농산물 유통에 뛰어든 것은 '신약 개발'이나 '기술'만으로는 경영이 어렵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해 1월 코넥스에서 코스닥에 이전 상장한 최근 1년새 주가가 5950원에서 3900원으로 반토막 난 상태다. 작년 실적은 50억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 애드바이오텍 관계자는 "놀장을 양계농가에 특화된 농축산물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분자진단 기업 디액스엔브이엑스로 사명을 바꾼 캔서롭은 지난 2017년부터 명지의료재단 제천명지병원의 장례식장을 운영하며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해당 병원과의 협력을 통해 숨진 암환자군의 유전자, 세포 및 혈액 검체를 보호자 동의를 통해 확보해, 신약개발 연구에 필요한 빅데이터도 구축하고 있다.

2015년 코넥스시장에서 코스닥시장으로 이전 상장한 캔서롭은 2019년 3월 주식 매매가 정지됐다. 당시 외부감사인 안진회계법인은 캔서롭의 해외 소재 기업 회계처리 관련 수익인식 적절성, 금융부채 분류 등에서 충분한 감사 증거를 입수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캔서롭은 지난달부터 거래가 재개됐다.

전문가들은 기업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부업을 찾는 것은 일반적이지만, 신사업에 대해 주주들에게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평가한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바이오벤처들은 기술이전으로 수익을 내는 게 가장 좋긴 한데, 시장 상황이 좋지 않으니 부업으로 플랜B를 찾는 건 일반적"이라며 "시가총액이 낮고 주가도 불안정한 기업들이 상장 여건을 유지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본다"고 했다. 다만 허 연구원은 "기업이 성장 전략을 바꿀 땐 주주들에게 상세한 설명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애드바이오텍이 농축산물 플랫폼 '놀장'을 통해 실적 반등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 애드바이오텍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