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 국면에서 한시적으로 시행하는 비대면 진료의 제도화에 나선 가운데, 최근 3년 동안 코로나 재택 치료를 제외하고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사용한 사람 10명 중 4명이 60세 이상 고령자라는 통계가 나왔다. 비대면 진료를 이용해 처방을 받은 질병은 고혈압, 당뇨 등 만성 경증이 많았다. 정부는 비대면 진료가 만성 질환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보고 제도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복지부는 12일 전화처방·상담 등 비대면 진료가 한시적으로 허용된 2020년 이후와 이전의 처방지속성을 비교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비대면 진료가 허용된 지난 2020년 2월24일부터 지난 1월 31일까지 2만5967개 의료기관에서 1379만명을 대상으로 3661만건(코로나19 관련 질환 대상 재택치료 2925만건 포함)의 비대면 진료가 실시됐다.
코로나19 재택치료를 제외한 736만건은 전체 의료기관의 27.8%(2만76곳)이 참여했으며, 이들 의료기관은 의원급이 93.6%(전체 진료건수의 86.2%)를 차지했다. 비대면 진료 건수 39.2%(288만건)는 60세 이상 고령자였고, 56.4%가 50세 이상으로 나타났다. 20세 미만은 15.1%(111만2000건)에 그쳤다.
질환 중에서는 고혈압(15.8%), 급성기관지염(7.5%), 비합병증당뇨(4.9%) 등 만성·경증 질환 중심으로 이용률이 높았다.작년 11월까지 환자안전보고·학습시스템에 보고된 비대면 진료 관련 환자 안전사고 보고는 5건으로, 처방 과정에서의 누락·실수 등 상대적으로 경미한 내용이었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접수된 한시적 비대면 진료 허용 관련 상담·접수 사례는 1건이 있었다.
고혈압·당뇨병 환자가 관련 약을 지속해서 처방받았는지를 뜻하는 지표인 '처방일수율'과 관련 약을 지속적으로 처방받고 있는 환자 비율을 뜻하는 '적정처방지속군'으로 평가했다. 처방일수율이 높을수록 환자들이 약을 잘 복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 결과 비대면 진료 허용 이후 고혈압 환자의 처방일수율과 적정처방지속군은 각각 3%, 3.1% 늘었다. 당뇨병 환자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복지부는 "비대면 진료가 고령층의 처방지속성 향상 등 건강 증진에 일정 부분 기여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한시적 비대면 진료의 성과를 바탕으로 의료법 개정을 통한 비대면 진료의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비대면 진료는 코로나 국면에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한시적으로 허용되고 있다. 조만간 감염병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에서 떨어지면, 비대면 진료를 시행할 법적 근거가 사라진다. 이 때문에 복지부는 비대면 진료의 제도화를 추진 중이다. 복지부는 지난달 대한의사협회와 '비대면 진료를 보조적으로 활용한다'는 원칙에 합의했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한시적 비대면 진료를 통해 비대면 진료의 효과성과 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환자의 의료 선택권과 접근성, 의료인의 전문성을 존중하면서 비대면 진료를 이용할 수 있도록 보완 장치를 마련해 제도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