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전통적인 난방 기술인 온돌은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될 만큼 한국인들의 문화에 깊이 녹아 있다. 온돌의 역사는 2000년을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오래됐지만, 지금도 한국의 난방은 온돌 기술을 쓰고 있다. 최근에는 조선에서 의료선교사로 활동하던 외국인이 온돌을 미국 열차에 적용하려고 시도했었다는 일화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세브란스병원은 미국의 선교사이자 최초의 의사였던 호러스 뉴턴 알렌의 일대기를 다룬 네번째 자료집을 발간하면서 "한국의 온돌을 사랑하던 알렌이 미국 열차에 온돌을 설치하려고 시도했었다"고 18일 밝혔다.
알렌은 1884년 조선에 들어와 이듬해 최초의 서양식 병원인 광혜원을 설립한 인물이다. 알렌이 만든 광혜원은 제중원으로 이름을 바꾼 후 현재의 세브란스병원이 됐다.
알렌은 의료선교사의 신분으로 조선에서 활동하면서 발명에도 많은 관심을 가졌다. 특히 그는 한국의 전통적인 난방 기술인 온돌을 좋아했다.
알렌은 1887년 9월 10일 뉴욕의 특허회사 메저즈 문 앤드 컴퍼니에 '온돌 난방 객차' 특허를 제안하는 편지를 보냈다. 편지에는 알렌이 조선에서 직접 경험한 온돌에 대한 설명과 함께 요리할 때 쓰는 불의 열기가 방바닥을 통과하는 방식이 적혀 있었다.
운행 중인 열차의 굴뚝으로 빠져나가는 열기로 난방을 하면 최대 70%의 열효율을 내면서 따뜻함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 주장했다. 편지에 첨부된 난방 열차 도면과 작동 원리를 설명한 그림을 통해 알렌이 아이디어를 실용화하기 위해 고민하고 연구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이번에 발간된 자료집에서는 고종의 요청으로 알렌이 한국 공사관의 미국 정착을 돕고 미국으로부터 거액의 차관 교섭을 하는 등의 이야기를 실제 편지로도 확인할 수 있다.
자료집을 편역한 박형우 연세대 의대 교수는 "알렌은 조선 의학 발전에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기차와 관련된 여러 발명을 했다"며 "이번 자료집을 통해 의료선교사이자 발명에 관심이 많았던 알렌이 조선에서 보낸 삶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