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이면 영화관·마트·백화점·식당 등 대부분의 실내 다중이용시설에서는 마스크를 벗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오는 2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실내 마스크 의무화 조정 방안 및 시행 시점을 결정해 발표하기로 했다.
중대본 전문가 자문 기구인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는 17일 오후 화상회의를 열고 설 연휴 이후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1단계로 낮출 것을 권고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문위는 명확한 날짜를 제시하지는 않았으나, 지금으로부터 2주 후를 조정 시점으로 권고했다고 한다.
자문위 관계자는 “이날 오전 정기석 국가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겸 자문위 위원장이 밝힌 것에서 크게 달라진 내용은 없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에서) 감염력이 아주 강한 변이가 유입되지 않는 이상 통제 가능하다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이는 현재 국내 상황이 마스크 의무를 권고로 전환하는 논의가 가능한 시점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는 것이다. 정 위원장은 이날 오전 라디오에서 “2주 후에 외부 요인만 괜찮다면 (실내마스크 해제 조건을) 충분히 갖췄다”라고 말했고, “(외부 요인만 없다면) 지금이라도 되겠지만, 주변국 상황을 살피는 게 좋지 않겠냐”고 말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중대본은 자문위의 의견을 바탕으로 오는 20일 의무 조정 시점을 결정하게 발표하게 된다. 발표 시점이 설 연휴 직전인 것을 감안하면 조정 시점은 이르면 연휴 직후도 가능하다. 실제 정치권에서 실내 마스크 의무화 조정 시점을 앞당길 것을 요구하고 있어서, 설 직후로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자문위 관계자는 이런 주장에 대해 “결정 이후 시행까지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도 이날 모두 발언에서 “신종 변이 발생 가능성, 설 연휴 인구 이동에 따른 영향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보수적인 자세를 취했다.
실내마스크 의무가 풀린다고 해도, 버스지하철·약국병원·요양시설 등에서의 착용 의무는 유지된다. 앞서 지난달 방역당국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2단계에 걸쳐 권고로 전환하기로 했다. 1단계 조정에서는 실내 다중이용시설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하되, 대중교통·의료기관·감염취약시설(요양병원 등)은 착용 의무를 유지하도록 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라디오에서 “지하철 승강장까지는 (마스크를 벗어도 되지만) 열차 안, 버스 안, 택시 안은 (착용의무를) 지켜주시는 게 좋다”며 “선진국, 마스크를 일찌감치 해제한 서구 쪽에서도 대중교통은 (마스크 의무를) 마지막까지 남겨 놨다”라고 설명했다.
모든 공간에서 마스크 착용이 전면 해제되는 2단계는 현재 ‘심각’인 코로나19 위기 단계가 주의 수준으로 떨어지거나, 코로나19의 법정 감염병 등급이 현재 2급에서 4급으로 조정되면 가능하다. 또 실내 마스크 의무가 해제된다는 것은 과태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지 정부는 실내 마스크 착용을 계속 권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