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21일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과 포항공대(포스텍)을 잇따라 방문해 현장 의견을 청취했다. 조 장관은 이날 오전 대구 동구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찾아 관련 기업 지원을 위한 현장 애로사항을 들은 데 이어 오후에는 경북 포항 포스텍을 찾아 의사과학자(MD-PhD) 양성 방안에 대한 현장 의견을 청취했다.
조 장관이 이날 방문한 대구 첨복단지와 포스텍은 복지부 장관 취임 후 처음으로 방문하는 보건산업 현장이다. 조 장관은 공식 취임한 지난 10월 5일 직후 국회 국정감사 참석에 이어 지난달 29일이태원 참사 수습으로 산업 현장은 살피지 못했다. 조 장관이 지난 17일 서울아산병원을 방문했지만, 이는 코로나19 재유행에 대비하는 차원이었다.
조 장관이 대구첨복단지와 포스텍을 보건산업의 첫 행선지로 정한 것은 '바이오 헬스 산업 인재 양성'에 방점이 찍힌 것으로 보인다. 대구 첨복단지는 이날 장관에게 산⋅학⋅연⋅병 공동연구 747건과 인허가 지원 등 기술서비스 1만 227건, 신약과 의료기기 전임상 분야와 제조공정 전문인력 4832명을 양성한 점을 성과로 보고했다.
여기에 대구 첨복단지는 올해 의료기술연수원 착공을 앞두고 있다. 연수원은 국내 보건 의료인 자격시험과 교육 훈련을 목적으로 오는 2025년 완공이 목표다. 연수원은 국비 732억원, 시비 119억원 등 851억원을 투입해 지상 6층 연면적 2만㎡ 규모로 짓는다.
대구첨복단지 진흥재단은 이날 연수원 운영 예산 지원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수원이 완공된 이후 연수원 운영 프로그램 구성과 같은 부분에 예산 등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연수원에는 국가시험센터와 의대생, 전공의, 전문의를 위한 인체 시뮬레이션 장비를 갖추고, 연간 8만여명이 연수원을 이용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 재단 측 설명이다.
양진영 대구경북첨단재단 이사장은 "연수원 운영과 관련해서는 내년(2023년)부터 확대 예산으로 반영되어야 하는 사안 등이 있다"라며 "대구첨복단지 재단 자체가 전국적의 보건 산업을 지원하는 클러스터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대구첨복단지를 방문한 자리에서는 "축적된 경험과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을 위해 재단이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해 달라"라며 "성장 가능성이 높은 미래 먹거리 산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하여 적극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했다.
조 장관은 포스텍을 찾은 자리에서는 "코로나 19를 겪으면서 백신·치료제 등 바이오헬스 시장이 확대되고 관련 기술개발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으며, 이를 선도할 의사과학자의 양성은 중요한 국가적 과제"라며 "우수한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해 임상과 기초과학, 공학의 경계를 허물고 융합하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바이오헬스 연구개발(R&D)육성과 의료산업 발전을 목적으로 첨복단지 조성에 나섰다. 지난 2008년 4월 특별법 제정한 후 2009년 대구경북과 충북오송을 지정해 2010년부터 조성에 들어갔다. 정부는 지난 2016년까지 사업비 4927억원을 들여 단지를 조성했지만, 감사원이 지난 2018년 첨복단지 존치 여부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올리면서 문제가 됐다.
감사원은 매년 498억원의 운영비가 들어가는데, 재단 수입금은 22억 원(4.4%)에 불과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정부는 2025년까지 지원을 연장하되, 운영비를 정부와 지자체가 나눠 부담하기로 하고, 재단에 재정 자립 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