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동 경희대 한의대 학장/경희대의료원 제공

한의학에서 기혈(氣穴)은 일상생활에 필요한 생체에너지를 뜻한다. 건강한 신체는 몸 속의 에너지가 원활히 순환하며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것은 한의학의 기본원리로 통한다. 한의학에서는 무릎 관절통도 기혈 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 근본적 원인이라고 본다.

기혈에 문제가 생겨 살이 찌면 중력과 하체 근육의 지지력 간 역학적 불균형이 생기고 이로 인해 무릎관절통이 발병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무릎관절통을 치료하려면 관절에 미치는 역학적 균형을 조절하기 위한 기혈상태 개선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이재동 경희대 한의대 학장(침구과 교수)은 12일 “한의학에서는 일상의 잘못된 생활 습관이 생체에너지에 문제를 일으키고 신체 기능이상과 염증을 유발해 질병이 발생한다”라며 “무릎관절통을 고치는 근본 치료는 기혈을 조절해 체중을 줄여서 관절에 주는 하중 부담을 낮추고, 관절을 지지하는 하체 근력을 강화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절 통증(무릎 내측 통증)으로 생활에 어려움을 느끼며 관절이 붓고 열이 나기도 한다. 이 교수는 “연골이 닳고 인대 손상으로 염증과 통증이 생기면 관절염으로 발전하는데 건강 상태에 따라 관절 손상 회복에 차이가 있다”라며 “심하면 하지 관절이 O자로 변형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라고도 했다.

한방으로 무릎관절통 치료하는 대표적인 방법으로 ▲염증과 통증 치료를 위한 봉독약침 ▲체지방을 줄이는 데 효과적인 한약(한슬림) ▲하체 지지력 강화를 위한 보골공진단 등이 있다.

봉독약침은 벌침 속 독에 있는 멜리틴, 아파민, 포스포리파제 등 천연성분 40여 가지를 추출해 만든 약을 침으로 주입하는 것이다. 봉독의 약효에 경혈 자극 효과를 포함하면 항염, 면역조절, 신경장애 개선, 통증 억제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한슬림은 경희대 한의대가 지난 2012년부터 2019년까지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공동으로 개발한 체중조절 한약이다. 보골공진단은 여기에 원기 회복을 위한 공진단, 하체 강화를 위한 육미지황탕, 뼈를 강화시키는 보골지를 혼합한 한약이다.

무릎관절통 예방에 효과적인 한방차로는 우슬차와 홍화씨차, 쥐눈이콩차가 있다. 근육과 골격을 튼튼하게 해주고 혈액 속 염증을 가라앉혀주거나 뼈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취침 전에는 다리를 쭉 뻗은 상태에서 엄지발가락을 무릎에 닿는 느낌으로 10초 간 당기는 등척성 운동이나 안쪽으로 다리를 감아 발끝이 닿도록 하는 발끝치기 운동도 하체를 강하게 하는 만큼 무릎관절통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이 학장은 “무릎관절통은 노화 뿐만 아니라 과체중으로 인한 관절과 연골의 압박, 잘못된 생활습관, 혈액의 순환장애 등 원인이 다양하다”라며 “무릎관절통을 고치려면 기혈 순환을 개선하고, 체중을 줄이고, 하체 근력을 강화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한의학적 치료와 더불어 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한방차 섭취와 생활습관 교정, 숙면 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면 건강을 챙길 수 있다”라며 “낮에는 활동을 통해 에너지를 사용하고 밤에는 수면을 통해 자연의 음의 에너지를 충분히 저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호르몬은 저녁 10시에서 오전 5시에 생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라며 “수면시간과 기상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노력이 필요하며, 숙면을 위해서는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 녹차의 섭취량을 줄이고 낮잠은 30분 이상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편, 이 교수가 2020년 10월부터 진행하는 유튜브 라이브 상담방송은 실시간 최대 참여인원은 3156명, 전체 방송의 누적 접속기록은 4만208명에 이른다. 이 교수는 지난 3월부터 공무원연금공단과 협력한 메타버스 건강상담을 월 1회 실시하고 있다. 이 학장은 빅데이터 기반 기혈 사전설문 ‘경희 카이닥(KAIDOC)으로 일대일 맞춤 상담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