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곡동 강남세브란스병원 전경/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서울 도곡동 강남세브란스병원이 숙원사업이던 '새 병원' 건립 사업을 확정했다. 현재 병원이 있는 도곡동 총 21만 6500㎡(약 6만 5500평)에 부지에 약 6500억원을 들여 새로이 병원을 탈바꿈시킨다는 계획이다.

◇ 운영하면서 병동 짓는 '새병원 건립'

강남세브란스병원은 1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밝혔다. 1983년 '영동 세브란스 병원'으로 시작해 지난 2009년 강남세브란스병원으로 이름을 바꿨다. 강남 한복판에 있는 이 병원은 지역과 함께 성장했다.

지역이 발전하면서 환자 수가 크게 늘었지만, 내부 리모델링에도 공간이 협소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한때 인근 도곡삼호아파트를 매입해 병원 확장을 시도했지만 사정이 녹록지 않았다. 건물 노후화로 '강남'이라는 상징성이 떨어진다는 인식도 있었다. 오르막길에 교통이 불편하고, 주차 공간도 부족했다.

이런 인식을 타개하기 위해 새 병원에는 최첨단 건축 디자인을 적용해 지역 명소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병원이 보유한 매봉산 부지를 서울시에 기부채납하는 방식으로 기존 병원 자리의 용적율을 높였다.

새 병원 건립은 크게 0~3단계로 진행된다. 먼저 내년 1분기에는 '0단계' 사업으로 병원 뒷편 지하에 주차장을 짓게 된다. 인근 학교의 주차장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해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좀 더 편하게 주차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새 병원 조감도/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주차장 건축 사업이 끝나면 기존의 2·3동 건물을 철거하고 응급부-진료부-수술부-병동부를 수직으로 연결하는 주 병동을 짓게 된다. 이게 1단계다. 신축 병동이 완공되면 주 병동과 기존 1동 건물을 연결해 공간을 확장(2단계)하고, 마지막으로 1동 건물을 리모델링하게 된다.

주차장은 물론 차도까지 모두 지하로 배치해 지상에는 '차가 다니지 않는' 병원을 만든다. 이렇게 만든 지상 공간에는 매봉산과 도곡 근린공원의 녹지축을 연계한 공원을 조성하고 병원 내부 외래진료 공간은 통창을 설치 개방감을 주기로 했다.

또 미래 운송 수단으로 주목받는 드론이나 도심항공교통(UAM)에 대비해 건물 옥상에 헬리포트도 구축한다. 감염병 유행 사태를 대비해 의료진, 방문객의 동선을 분리하고, 예비(버퍼) 공간을 최대한 확보해 필요에 따라서 부서별로 수시로 확장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 연구중심병원으로의 전환 대비

송영구 강남세브란스병원 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가장 진보한 정보통신기술(ICT)과 인공지능(AI)이 이상적인 조화를 이뤄 극대화된 효율성을 갖춘 '도심형 스마트병원'을 만들겠다"라고 했다. 강남세브란스는 새 병원 건립을 발판으로 국내 7대 병원으로 진입하겠다는 목표다. 최근 뉴스위크 발표 기준으로 이 병원의 국내 순위는 9위로 집계됐다.

병원은 또 최근 구축한 세포치료센터, 첨단재생의료 연구시설, 혁신 의료기기 실증지원센터 등을 병원 연구력 중심 조직으로 만들 계획이다. 송 병원장은 "10여 년 동안 변함없는 연구중심병원 제도권을 뚫고 진입하기 위한 전략도 수립했다. 연구 관련 휴먼리소스와 연구 전담 공간 확보, 체계적 연구비 지원 등 연구 인프라 확충으로 언제라도 연구중심병원에 합류 가능한 여건을 조성해 가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 정밀 의료 기술을 이용한 환자 개별 맞춤치료, 메타버스를 통한 의료 공간 확장,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기반의 새로운 치료 시스템과 의학교육 활성화, AI와 빅데이터 조합, 디지털 치료제 개발, 비대면 진료 플랫폼 구축처럼 미래 의료를 혁신해 나갈 과제를 연구영역과 접목하는 사업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다.

송 병원장은"지난 40여 년 동안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온 만큼 흔들림 없이 새병원 건립 사업을 추진해 사회적 책무를 다하겠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