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록펠러대의 생물학자인 로저 페인(Roger Payne) 교수는 1970년 음반을 발표했습니다. 작곡자나 가수, 가사도 없는 음반이었지만 10만장 넘게 팔렸고 ‘빌보드 200′ 차트에도 진입했습니다. 바로 혹등고래가 물속에서 내는 소리를 녹음한 것이었습니다. 나중에 고래의 노래는 미국의 우주탐사선 보이저호에 실린 금제(金製) 음반에도 들어갔습니다. 우주에서 만날지 모르는 외계 생명체에게 지구를 알려줄 대표적 소리로 선정된 것입니다.

인류가 혹등고래의 노래에 매혹된 지 50년도 넘었지만 고래가 어떻게 그런 소리를 내는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덴마크 과학자들이 마침내 답을 찾았습니다. 고래는 후두에 사람의 성대와 비슷한 구조가 있어 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고래 소리는 선박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주파수 대역이 같아 갈수록 의사소통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습니다. 인간 때문에 고래가 사는 바다가 침묵에 빠질지 모른다는 말입니다.

이번 주 이영완의 스코프는 혹등고래 발성의 비밀을 ‘과학은 싸이지(Sci easy)’를 통해 소개합니다. https://youtu.be/gQgdaT8v7Lg?si=j1Sytkxki49fI82g

어린 혹등고래가 태평양 무오레아섬 근처의 보호해역에서 헤엄치는 모습. 자라면 오미와 함께 먹이가 풍부한 남극으로 가는 긴 여정을 시작한다./Karim Ili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