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는 주택 건설 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출범한 '범정부 주택공급 현장 애로해소 지원센터'를 통해 지난 2주 동안 총 24건, 약 1만5000세대에 달하는 30곳의 사업장 민원을 접수했다고 16일 밝혔다.
국토부는 이 가운데 당장 조치가 가능한 4개 지역 사업장을 골라내 이날 오후 김윤덕 장관이 직접 주재한 간담회에서 각 현장에 맞춘 해결책을 건넸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정부는 주택건설협회와 한국부동산원 등 민관 채널을 상시 가동하며 시공사들의 고충을 들어왔다. 지난 9일과 11일에는 수도권 지방자치단체 공무원과 건설업계 관계자 등 150여명을 불러 모아 대규모 설명회를 열고, 지원센터의 역할을 적극 알리는 동시에 규제 개선안을 수렴하는 데 힘써왔다.
이번에 구제 조치를 받게 된 첫 번째 사례를 보면 서울 용산구의 한 주상복합 아파트 현장은 이미 지난 4월 지자체 승인을 받고 땅을 파야 하는 단계였으나, 초기 대출인 브릿지론의 만기가 코앞으로 다가와 공사비 본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을 위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서 발급이 무척 애타는 상황이었다. 보통 이 보증을 끊는 데만 두 달 가까이 걸리지만, 정부는 자금줄이 막혀 부도가 나는 일을 막기 위해 서류 검토 기간을 대폭 줄여 이달 안에 보증서가 나오도록 돕기로 했다.
다음으로 경기 평택시 지산동의 855세대 아파트 현장은 오래된 동네에 위치해 있어 주변에 참고할 만한 최신 분양 단지가 전혀 없었다. 이 때문에 보증을 받기 위한 적정 분양가를 매기지 못해 시공사를 구하는 데 큰 애를 먹었다. 이에 정부는 HUG를 통해 맞춤형 값 매기기 컨설팅을 제공하기로 했으며, 향후 비슷한 문제를 겪는 업체가 없도록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입지 여건을 자동으로 분석하는 적정 분양가 추정 시스템을 올해 안에 개발하기로 했다.
더불어 중동 사태 등으로 급등한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분양 보증 심사에 반영해 달라는 업계의 목소리를 수용해, 단기 자재비 인상 폭의 일부를 보증 가격에 얹어주는 조정 제도를 신설하고 오는 7월부터 바로 적용하기로 했다.
세 번째와 네 번째 사례인 서울 오류동과 경기도 화성시 장안면의 공공지원 민간임대 주택 현장들의 경우, 공사 준비는 끝났으나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국가 기금의 출자 심의를 빨리 끝내달라고 요청해온 경우다. 최근 신청 부서와 예산이 한꺼번에 몰려 심사가 밀려 있었으나, 정부는 오는 7월 초 기금투자심의위원회를 따로 열어 이들 사업장의 요건을 신속히 검토한 뒤 올해 안에 무조건 착공에 들어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기로 했다.
이 밖에 접수된 나머지 20개 사업장의 민원들은 주로 사업성을 높이기 위한 도시계획 변경이나, 헐릴 예정인 주택을 담보로 한 대출 허용 등 법령 개정이 필요한 사안들이었다. 국토부는 당장 바꿀 수 있는 지침은 빠르게 지시를 내리고, 법을 고쳐야 하는 건의사항들은 다른 부처들과 머리를 맞대고 조속히 방향을 잡을 계획이다.
이날 회의에 온 용산구 사업장의 한 건설사 대표는 ""브릿지론 만기가 6월 30일로 예정되어 있어 PF 전환이 시급한 상황이었는데, 국토부와 HUG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어 문제없이 착공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서는 현장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앞으로도 주택공급 목표 달성 시까지 타운홀 미팅, 간담회 등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수시로 듣고 주택공급 방안을 지속 보완·발전시켜 궁극적으로 주택시장이 안정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면서 "현장 애로 해소에 적극 협조하는 유관기관과 인허가 실적이 개선되는 지자체 등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제공해 공급 관련 모든 기관들과 함께 주택공급에 속도를 내겠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