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7단지가 재건축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아 재건축 사업 추진의 첫 관문을 넘었다. 현재 2600가구가 넘는 이 단지는 최고 49층, 3500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재건축을 추진할 계획이다.
15일 노원구와 정비업계에 따르면, 노원구는 지난 12일 상계주공7단지에 대한 재건축 정밀안전진단 결과 D등급을 통보했다. 평가 점수는 49.54점으로, '조건부 재건축' 판정이다. 노원구는 이 같은 내용을 상계주공7단지 재건축 추진위원회에 전달했다.
정밀안전진단은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주요 절차다. 구조 안전성, 건축 마감 상태, 설비 노후도, 주거 환경 등을 종합 평가해 A~E등급으로 나눈다. 이 가운데 D등급 이하를 받아야 재건축 추진이 가능하다.
상계주공7단지 주민들은 앞서 지난 1월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했다. 노원구는 3월부터 이달까지 안전진단 절차를 진행했다. 노원구 관계자는 "안전진단을 통과해 재건축 추진이 가능해졌다"며 "앞으로 서울시 심사를 거쳐 정비구역 지정 등 후속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상계주공7단지는 서울 지하철 4·7호선 노원역 인근인 상계동 692번지 일대에 있다. 1988년 최고 15층, 21개 동, 2634가구 규모로 준공됐다. 1985년부터 1989년까지 정부의 신시가지 주택사업을 통해 순차적으로 조성된 상계주공 1~16단지, 약 3만 가구 가운데 한 곳이다.
이번 안전진단 통과로 상계주공7단지는 서울시 역세권 복합개발 정책의 수혜를 받을 가능성도 커졌다.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노원역과 마들역 일대 '상계 1·2단계 택지개발지구'에 대한 지구단위계획구역을 확정했다. 이 구역에는 상계주공7단지도 포함돼 있다.
당시 서울시는 전체 구역 면적 265만7677.2㎡ 가운데 5%인 13만1678.6㎡를 준주거지역으로 지정했다. 준주거지역은 주거지역 가운데 용적률 상한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최대 500%까지 적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상계주공7단지도 기존 제3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용도지역이 상향됐다.
용도지역 상향은 노원역과의 접근성이 반영된 결과다. 상계주공7단지는 지하철역에서 250m 이내에 있어, 서울시가 주거뿐 아니라 상업·업무시설을 함께 조성하는 복합개발을 허용한 지역에 포함됐다. 용적률 인센티브를 적용받을 경우 상계주공7단지는 최고 49층, 3500가구 규모로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다.
김찬식 상계주공7단지 재건축 추진준비위원장은 "올해 연말쯤 정비구역으로 지정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상계주공 일대 재건축도 속도를 내고 있다. 상계주공 1~16단지 가운데 8단지는 이미 '포레나 노원'으로 재건축돼 입주를 마쳤다. 무주택 공무원들을 위한 임대주택인 15단지를 제외하면 1~7단지, 9~14단지, 16단지가 정비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가운데 5단지는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나머지 단지들은 신속통합기획 자문, 재건축 안전진단, 정비계획 입안 제안 동의서 징구 등을 진행하고 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서울시가 역세권 복합개발을 허용하면서 준주거지역으로 상향해 용적률을 올려준 곳이 3단지, 6단지, 7단지"라며 "이들 단지를 중심으로 대규모 정비사업이 함께 진행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사업성은 임대주택 비율 등 공공기여 수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고 교수는 "서울시가 용적률을 올려준 만큼 임대주택 비율 확대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 비율이 어느 정도가 되느냐가 재건축 사업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