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 울산 본사 전경. /한국석유공사 제공

한국석유공사가 9년 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매각한 울산 본사 사옥의 재매입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당시 사옥을 팔면서 확보한 우선매수청구권, 이른바 콜옵션 행사 시한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다만 석유공사가 자본잠식 상태인 데다 정부가 공공기관 통폐합을 포함한 구조 개편에 착수한 상황이어서 실제 재매입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5일 부동산투자업계와 석유공사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울산 중구 본사 사옥 매각 절차가 시작되면서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는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석유공사 울산 본사 사옥은 연면적 약 6만5000㎡, 지하 2층~지상 23층 규모의 대형 오피스다. 2017년 준공된 건물로, 울산 지역에서는 프라임급 오피스 자산으로 평가된다.

석유공사는 2017년 경영난 해소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이 사옥을 코람코자산신탁에 2200억원에 매각했다. 당시 매각 후 재임대하는 세일앤리스백 방식으로 거래를 진행하면서, 향후 사옥이 다시 매각될 경우 우선적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석유공사는 사옥을 판 뒤에도 임차인으로 남아 현재까지 본사로 사용하고 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이후 석유공사 사옥을 코크렙제38호리츠에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오는 12월 담보대출 만기가 도래하면서 사옥 매각을 통한 자산 회수 절차에 착수했다. 최근에는 KPMG·신영 컨소시엄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석유공사는 오는 8월 1일까지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석유공사의 권리 행사 여부와 별개로 매수자 물색도 준비하고 있다. 코람코자산신탁 관계자는 "최근 매각 주관사를 선정했다"며 "석유공사가 콜옵션 행사를 검토하는 동안 매각 작업을 동시에 진행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시장에서는 석유공사가 우선매수권 행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임대차 계약상 내년부터 임대료가 20% 이상 인상되는 구조여서 장기적으로는 건물을 직접 보유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석유공사는 해당 사옥을 2032년까지 책임 임차하고 있다.

부동산 신탁업계 한 관계자는 "석유공사가 오랜 기간 본사로 사용해 온 핵심 자산인 데다 향후 임대료 부담도 커지는 만큼 우선매수권 행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최근 여의도 오피스 시장에서도 핵심 임차인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해 거래가 성사된 사례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 매입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정부가 공공기관 구조조정과 기능 재편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기업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사옥을 다시 사들이는 데 대한 부담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석유공사는 현재 자본잠식 상태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석유공사의 자산은 19조4442억원, 부채는 21조9733억원으로 부채가 자산을 웃돌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가 사옥 재매입을 승인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시각도 나온다.

부동산투자업계에서는 석유공사가 권리를 행사하지 않더라도 매각 흥행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공공기관의 장기 책임 임차 구조인 자산이고, 임대료 상승도 예정돼 있는 만큼 기관 투자자들도 관심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