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시 오산동 동탄역 롯데캐슬 아파트의 모습. /뉴스1

경기 화성시 동탄구의 집값이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추가 규제지역 지정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동탄은 최근 주택 가격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을 크게 웃돌며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 지정의 정량 요건을 충족한 상태다. 정부는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에서는 반도체 업황 기대감과 성과급 효과, 규제 전 매수 수요가 맞물리며 과열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동탄의 6월 둘째 주(8일 기준)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1.98% 올랐다. 화성시 행정구역 개편이 적용된 올해 2월 1일 이후 이달 8일까지 누적 상승률은 7.19%에 달한다.

동탄은 삼성전자 등 주요 반도체 사업장과 가까운 대표적인 배후 주거지다. 최근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와 성과급 지급 효과가 맞물리면서 주택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특히 동탄은 지난해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 및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10·15 대책에서 제외된 비규제지역이다. 이 때문에 규제를 피해 유입되는 매수 수요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반도체 산업 활황에 대한 기대감으로 경기 남부 배후 주거지역의 가격 강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동탄의 경우 향후 집값 상승을 예상하고 전세를 끼고 미리 사두려는 수요도 일부 가세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정대상지역은 최근 3개월 주택가격 상승률이 해당 시·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3배를 넘고, 청약 과열이나 분양권 거래 증가 등의 요건을 충족하면 지정할 수 있다. 투기과열지구는 최근 3개월 주택가격 상승률이 해당 시·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5배를 초과할 경우 지정 대상이 될 수 있다. 경기도의 3~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38%다. 현재 동탄은 이 같은 정량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래픽=손민균

매물 감소도 가격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동탄의 아파트 매물은 최근 3개월 사이 약 40% 줄었다. 동탄에서 다른 지역으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성남시 분당구와 수원 영통구 광교 일대 가격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분당구 아파트값은 올해 들어 6.87%, 영통구는 5.35% 상승했다.

동탄 외에도 '반도체 벨트'로 묶이는 용인시 기흥구도 규제지역 후보로 거론된다. 기흥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6월 둘째 주 기준 전주보다 0.13% 올랐고, 올해 누적 상승률은 5.66%를 기록했다. 지난달 매매가격 변동률이 0.3%였던 점을 고려하면 상승세는 다소 둔화됐지만, 규제지역 지정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규제지역 지정 전 매수에 나서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동탄 지역의 한 예비 매수자는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규제지역이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며 계약을 앞당기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동탄 등 집값 급등 지역에 대해 규제지역 지정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동탄 등 규제지역 지정과 관련해 "시장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주거정책심의위원회 개최 여부도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