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요 리테일 상권이 외국인 관광객과 팬덤 소비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명동·성수·홍대가 매출 증가와 방문객 유입을 주도하며 서울 상권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부상했다.
글로벌 종합 부동산 서비스 기업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Cushman & Wakefield·C&W) 코리아는 11일 온라인 웨비나 '리테일 트렌드부터 뜨는 상권 전망까지–2026 핵심 상권 지각변동'을 열고 서울 주요 상권의 변화와 향후 전망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명동 상권의 월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33% 증가해 서울 주요 상권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어 홍대(19%), 성수(11%), 강남역(8%) 순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관광객 유입 규모 역시 명동이 연간 1427만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홍대 646만명, 성수 540만명이 뒤를 이었다. 매출 증가율 상위권 상권과 외국인 방문객 순위가 일치하는 셈이다.
성수동은 공급 부족 현상도 두드러졌다. 성수 상권의 공실률은 3.7%로 조사돼 명동·강남역·홍대·청담·도산공원·한남·이태원 등 서울 6대 주요 상권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첫 번째 세션을 맡은 남신구 C&W 코리아 리테일 임차자문팀 이사는 "과거 코로나19 시기에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성수·한남·도산 등 신흥 상권이 성장했다면, 현재는 K-뷰티와 K-패션 소비가 외국인 수요와 결합하면서 새로운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상권별 소비 구조도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성수동은 전체 매출의 79%가 리테일 부문에서 발생해 패션·라이프스타일 중심의 소비가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강남역은 의료·뷰티 부문 매출 비중이 88%에 달해 리테일 중심의 성수동과 차별화된 소비 구조를 보였다.
남 이사는 "브랜드 인지도와 콘셉트 구축을 위해서는 성수·한남·도산 상권을 활용하고, 실질적인 외국인 매출 확대를 위해서는 명동·홍대·성수 상권에 진출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진 두 번째 세션에서는 이원희 C&W 코리아 브랜드솔루션팀 이사가 '브랜드의 언어가 상권을 결정한다'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 이사는 올해 리테일 시장의 핵심 키워드로 '팬덤 상권'을 제시했다. 소셜데이터 분석 결과 성수·홍대·명동은 각각 다른 유형의 팬덤을 기반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수는 브랜드 철학과 공간 경험을 소비하는 '브랜드 팬덤', 홍대는 애니메이션·굿즈·피규어 중심의 '서브컬처 팬덤', 명동은 피부과 시술과 K-뷰티 소비가 결합된 '뷰티 팬덤'이 상권 성장을 이끌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표 사례로는 홍대 AK플라자가 소개됐다. 이 이사는 "AK플라자가 홍대의 서브컬처 수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이른바 '홍키아바라(홍대+아키하바라)'로 불리게 됐고, 최근 3년간 매출이 3배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성수동의 팝업스토어 열풍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 이사는 "서울 전체 팝업스토어의 약 35%가 성수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성수는 브랜드가 세계관과 경험을 소비자에게 직접 전달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리테일 전략의 핵심은 단순히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와 상권의 적합성을 찾는 것"이라며 "입지(Location), 타이밍(Timing), 포맷(Format)에 대한 정밀한 데이터 분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