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혁신도시 일원. /진주시 제공

정부가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도권 공공기관과 정부 출자 공직유관단체 등 350여 곳이 이전 대상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지방자치단체들의 유치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정부가 이전 대상 기관과 지역을 확정하는 로드맵 마련에 들어가면서, 공공기관 내부에서는 교통망과 정주 여건이 좋은 지역을 선점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작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2차 공공기관 이전은 균형성장의 거점을 육성하기 위한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다.

국토부는 김윤덕 국토부 장관이 "2026년 이전 대상 기관과 지역을 확정하고 2027년부터는 이전을 시작하겠다"고 말한 만큼 이 일정에 맞춰 2차 공공기관 이전 로드맵 마련을 준비 중이다. 현재 진행 중인 '2차 공공기관 이전 실행지원 용역' 결과를 토대로 이전 대상 기관과 이전 지역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이전 대상으로 거론되는 공공기관은 350여 곳이다. 한국마사회, 한국투자공사, 한국공항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은행, 농협중앙회, 수협중앙회, 중소기업은행 등이 후보군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아직 2차 공공기관 이전 대상 기관은 확정되지 않았다"며 "대상 기관과 이전 지역 등을 정하기 위한 검토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국토부는 조직 정비에도 나섰다. 공공기관 이전 업무를 담당하는 혁신도시발전추진단 안에 혁신도시개발과와 혁신도시지원과를 신설했다.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앞두고 개발, 정주 여건 개선, 지자체 협력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지자체들의 유치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6·3 지방선거가 마무리되면서 새 지방정부 진용이 갖춰진 만큼, 다음 달부터 공공기관 유치를 위한 물밑 작업이 한층 활발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각 지자체는 교통망과 생활 인프라가 갖춰진 입지를 앞세우고 있다. 대구시는 동대구역세권과 도심 내 이전 후보지를 공공기관 유치 거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부산시는 북항 재개발 구역과 인접 원도심을 연계해 공공기관을 유치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혁신도시 지정에 도전장을 낸 대전시는 대전역 일대에 조성 중인 도심융합특구를 공공기관 이전 전략지로 꼽고 있다

지난 3월 창원 컨벤션센터(CECO)에서 열린 '경남도 공공기관 2차 이전 범도민 유치위원회' 출범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경남도 제공

정부는 지자체별 유치 희망 지역을 놓고 지역 전략산업과의 연계성, 이전에 따른 지역경제 파급효과, 정주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이전 지역을 정할 계획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월 "2차 공공기관 이전은 가급적 집중하자"며 "국가 균형발전 문제는 국가 생존이 걸린 문제라서 흩뿌리듯이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힌 만큼, 이번 이전은 지역별 안배보다는 거점 중심의 '선택과 집중' 방식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1차 공공기관 이전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방향이기도 하다. 1차 이전 당시 153개 공공기관은 전국 10개 혁신도시 등에 분산 배치됐다. 그러나 상당수 혁신도시가 도심 외곽에 조성되면서 기존 도심과의 연계성이 떨어졌고, 교육·의료·문화 인프라 부족 문제도 제기됐다. 이 때문에 공공기관 이전이 자족도시 조성이나 산업 생태계 형성으로 이어지는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전문가들도 2차 이전은 단순한 지역 배분이 아니라 산업 생태계 구축 관점에서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2차 공공기관 이전은 지역 거점을 중심으로 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설계돼야 한다"며 "지역이 보유한 특화 산업자원과 연결돼야 효과가 있고, 대학·연구소·기업·지자체와 연계돼 섬처럼 고립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정부가 2차 공공기관 이전에 강한 의지를 보이면서 공공기관 내부도 술렁이고 있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전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일부 공공기관에서는 노조를 중심으로 지방 이전 반대 의견을 전달하는 한편, 세종·대전 등 충청권을 현실적인 이전 마지노선으로 보는 분위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관 내부에서는 "어차피 이전이 불가피하다면 교통과 인프라가 좋은 곳을 선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