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실에 '급매' 매물이 붙어 있다. / 연합뉴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끝나는 5월 9일 이후 수도권 집값과 전·월세 가격이 동반 상승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가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매물 잠김 현상과 거래 소강 상태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8일 조선비즈가 부동산 전문가 10명에게 9일 이후 부동산 시장을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전원이 서울 아파트값 상승을 예상했다. 특히 2명(20%)은 5% 이상 아파트값이 뛸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인천 등 수도권 아파트값에 대해서도 응답자 70%가 1~5% 상승을, 10%는 5% 이상 상승을 예상했다. 0%대 보합을 전망한 응답자는 20%였고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응답한 사람은 없었다.

◇ "집값 5% 이상 뛸 것" 전망도

전문가들은 매물 감소와 이에 따른 수급 불균형을 집값 상승의 주된 요인으로 꼽는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위원은 "신축 아파트 입주 물량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5월 9일 이후로는 다주택자들이 내놓은 전세를 낀 매물이 양도세 부담으로 대부분 사라질 것"이라며 "집을 사려는 사람은 계속 늘고 있는데 공급이 줄면서 가격이 상승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도 "전·월세 상승으로 아예 집을 사자는 수요가 늘고 여기에 매물 감소 현상까지 맞물리면서 이런 수급적인 요인이 집값 상승을 이끌 것"이라며 "다만 당분간 매물 잠김 현상과 이에 따른 거래 소강 상태가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전망은 정부의 시각과 상당한 온도 차가 있다. 정부는 양도세 중과 유예가 끝난 이후 집값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앞서 지난 4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고 매물 잠김 현상이 발생하면 어떻게 되느냐가 관심사일 것"이라면서 "6·27 부동산 대책, 10·15 부동산 대책 등 강력한 조치와 정부의 (부동산) 세제 관련 입장도 시장에 전달되고 있으니 완만한 상승을 하지 않겠나"라고 언급했다.

그래픽=정서희

◇ 전·월세 상승도 이견 없어

전·월세 상승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 전문가 40%는 서울 전·월세 가격 '5% 이상 상승'을, 60%는 '1~5% 상승'을 전망했다. 경기·인천에 대해서는 30%가 '5% 이상 상승'을, 70%가 '1~5% 상승'할 것으로 봤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다주택자가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전세를 놓던 집을 많이 처분해 전세 매물 자체가 줄어든 상황에서 서울과 경기 주요 지역의 토허제가 유지되면서 새로 집을 사는 사람의 갭투자(전세 낀 매매)도 금지돼 전세 매물이 급격히 줄어 전셋값 상승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고 교수는 "아파트 전세 품귀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데다 아파트의 대체 주택 역할을 했던 빌라나 다세대 주택에 살던 사람도 전세 사기의 영향으로 아파트를 선호하면서 아파트 전세와 월세를 찾는 수요가 계속 늘고 이게 시장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래픽=정서희

◇ 보유세 등 세제 개편이 다음 변수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을 움직일 변수로 보유세 인상 등 세제 개편과 주택 공급 부족 현상이 얼마나 심화할지를 꼽았다. 앞으로 집값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요인을 묻는 질문(중복 응답 가능)에 응답자의 80%가 '보유세 확대 등 부동산정책'과 '주택 공급 부족'을 꼽았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비거주 1주택자, 초고가주택 보유자 등에 대해 보유세를 얼마나 많이 올리고 인상 시기는 언제가 될 것인지가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움직일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핵심 변수"라고 말했다.

주택 공급 부족 문제에 대해서는 쉽게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집값 상승을 견인할 이유가 될 것이라는 견해가 많았다. 조영광 대우건설 빅데이터랩 연구원은 "최근 2~3년 동안 착공이 크게 줄었고 공급 부족 해결의 물꼬를 틀 3기 신도시의 입주도 앞으로 수년이 남아 있어 이 문제를 단기에 해결하는 것은 쉽지 않다"라고 했다.

※ 설문 대상 전문가 10인(가나다순)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위원,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겸임교수, 서진형 광운대 교수, 신보연 세종대 교수,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위원, 조영광 대우건설 연구원,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