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CGV. /부동산플래닛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있는 CGV 건물이 매물로 나왔다. 이지스자산운용이 해당 건물을 기초자산으로 한 펀드의 만기가 도래함에 따라 건물 매각에 나선 것이다. 현재 이 건물은 ​CJ CGV가 통째로 임차해 영화관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번 건물 매각은 2022년, 2023년에 이어 세 번째 시도다.

건물 매각의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대학가 핵심 입지에 있지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확산에 따른 영화 산업의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고 상업용 부동산 시장마저 온라인 시장의 성장으로 구조적인 침체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7일 상업용 부동산 업계와 이지스자산운용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이지스리테일부동산투자신탁299호'의 만기가 내년 10월 17일로 돌아오면서 해당 펀드의 자산인 대학로 CGV 건물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 펀드는 대학로 CGV에 투자해 발생하는 임대 수익과 추후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한 자본 이득을 수익자에게 분배하는 상품이다.

대학로 CGV 건물은 2004년 준공된 지하 6층~지상 9층, 연면적 5250㎡(1558평) 규모의 건물이다. 공시지가는 지난해 기준 3.3㎡(평)당 9147만원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2019년 이 건물을 615억원에 매입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부동산플래닛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이달 중 입찰을 진행한 뒤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매매계약 체결을 상반기 내 마치는 것이 목표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내년 펀드 만기 도래에 따라 자산 매각을 시도하는 것"이라며 "매각 가격은 (매각을 시도 중이어서) 아직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일러스트=챗GPT

해당 건물은 대학로 핵심 입지에 있지만 매각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이미 이지스자산운용은 2022년과 2023년 건물 매각을 시도했지만 원매자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 코로나19 이후 OTT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영화관 산업이 부진을 겪으며 매각에 실패했는데, 지금까지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영화 산업 전반의 침체 및 소비 트렌드 변화로 영화관 산업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영화관 관객 수는 1억609만명으로, 2019년 관객 수(2억2668만명)의 약 47%, 2024년 관객수(1억2313만명)의 약 86% 수준에 그쳤다.

이런 시장 환경 변화는 건물의 임대료 납부에도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 이후 급격한 영업실적 악화를 겪은 CJ CGV는 2022년 1월부로 임대료 납부 방식을 기존 고정 임대료를 내는 방식에서 고정임대료와 매출수수료(직전월 순매출액x수수료율)를 지급하는 식으로 변경 요청했다. 단, 매출수수료가 늘어난다고 해도 변경 전의 연간 고정임대료(2024년 기준 30억4000만원)를 초과할 수 없도록 했다.

CGV의 책임임대차계약 기간도 내년 6월 27일까지여서 원매자가 나타난다면 새롭게 계약을 맺어야 한다. 만약 CGV가 계약을 연장하지 않으면 새로운 임차인을 찾아야 하는데, 건물 구조가 영화관에 특화돼 있는 만큼 임차인의 범위도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최근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침체 상황도 이번 매각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상가 임대가격은 코로나19 이후 하락세가 다소 완화됐으나, 상가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상승 전환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상가 공실률은 2025년 4분기 기준 중대형 상가가 13.8%로 가장 높고 다음으로 집합상가 10.4%, 소규모 상가 8.1% 순이다.

KB부동산 관계자는 "최근 지정학적 위기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소비 심리 회복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상가 시장은 당분간 침체 국면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