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구 목동 아파트 단지 모습. /뉴스1

서울 양천구청이 재건축 사업이 대거 진행되고 있는 목동·신정동·신월동 등에서 시공사 선정을 앞둔 정비사업장에 '공정 경쟁'을 강조했다. 최근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5구역·성남시 중원구 상대원2구역 등 시공사 선정 절차에서 잡음이 나는 사업장이 나오면서 구내 정비 사업장에 대한 단속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탁 방식으로 재건축을 진행하고 있는 사업장은 따로 모아 조합 방식의 사업과 다른 점을 설명하고 시공사의 과열 수주 경쟁을 방지하라고 당부했다.

23일 정비 업계에 따르면 양천구는 최근 관내 재건축조합과 재건축사업 시행자(신탁사), 재건축 조합설립추진위원회에 '정비사업 시공자 등의 불법 홍보행위 근절 및 개인정보 보호 철저 안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 양천구는 이 공문에 "최근 관내 정비사업장 중 시공자 선정 절차가 본격화되지 않은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시공자(또는 홍보대행사)로 추정되는 인력이 토지 등 소유자의 개인정보를 무단 취득해 불법 개별 홍보를 시도하는 사례가 발생해 민원이 제기됐다"며 "정비사업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조합원(소유주)의 사생활 침해를 예방하고자 한다"며 "개인정보 관리 및 시공사 홍보 규제에 만전을 기해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최근 압구정 5구역, 상대원 2구역 등 일부 재건축 사업장에서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과열 경쟁에 따른 사업 지연 우려까지 나오자 시공사 선정을 앞둔 관내 정비 사업장에 공정 경쟁을 거듭 환기시키는 차원에서 이번 공문이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

양천구는 서울의 대표적인 재건축 사업장이 몰려 있다. 양천구 내 진행되는 재건축 사업은 21개 단지, 재개발 사업은 45개 구역이다. 특히 목동과 신정동에서는 사업비 규모만 30조원에 달하는 5만3000가구 규모의 목동신시가지 14개 단지가 재건축을 진행 중이다. 신월동에서는 신월시영아파트가 3149가구 규모의 대형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6단지 전경. /조선비즈 DB

목동 6단지가 가장 먼저 시공사 선정 단계에 돌입한 데 이어 다른 정비사업장도 시공사를 선정할 준비를 하고 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양천구는 지난 14일 관내 신탁 방식 정비사업 시행자를 불러 '시공사 선정 관련 간담회'를 개최했다. 특히 다른 자치구와 달리 양천구는 신탁 방식으로 진행되는 정비사업이 많아 조합 방식과는 다른 내용과 절차가 있어 시공사 선정 단계에 돌입하기 전 혼선을 방지하는 차원이다. 또 시공사 선정 절차의 적법 진행에 대한 내용 역시 이번 간담회에서 다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목동신시가지 14개 단지 중 8개 단지가 신탁 방식을 선택했다. 신월시영아파트 역시 신탁 방식의 정비를 진행 중이다. 조합 설립 없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신탁방식 정비사업은 신탁사가 조합을 대신해 사업비 등 자금을 조달하고, 인허가 업무 수행과 시공사 선정 등의 정비사업 전반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구청 관계자는 "서울시에서 만든 시공사 선정 기준의 기본이 조합 방식의 틀을 가지고 있다 보니 신탁 방식과는 다른 부분이 많다"며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혼선을 방지하기 위해 조합 방식과 용어나 절차상 다른 점을 알리기 위해 간담회를 연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정비사업은) 공정 경쟁을 위해 개별 홍보 금지 등의 조항이 있다"며 "많은 사업장이 시공사 선정 시기가 도래하면서 (시공사 선정 과정을)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런 구청의 주문에 정비사업장도 시공사 선정 과정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시공사 선정에 문제가 생겨 인허가 등에 문제가 생길 경우 사업이 장기간 지연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관내 정비사업장의 한 관계자는 "시공사 수주 관련 과열 경쟁 방지, 시공사의 과도한 대안설계 제시나 부정 행위 적발 시 입찰 참여 무효 조치에 관한 내용을 전달받았다"며 "사업 지연이 곧 사업비 증가로 이어지는 만큼 구청에서 시공사의 수주전을 주시하고 있다는 내용을 공유할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