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람코가치투자강남 모-자 프로젝트 리츠로 개발되는 오피스 조감도. /국토부 발표 자료 캡처

서울 강남·성수 등에 '프로젝트 리츠(REITs·부동산 투자회사)'를 활용한 오피스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프로젝트 리츠는 완공 자산을 매입·운영하던 기존의 리츠 구조에서 벗어나 개발 단계부터 자금을 조달해 준공 후 임대·운영까지 전 과정을 책임지는 리츠다.

16일 국토교통부와 리츠 업계에 따르면 국토부가 현재까지 설립 신고를 수리한 프로젝트 리츠는 9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피스와 복합사업, 헬스케어, 물류센터 등 다양한 부동산 개발 사업에 프로젝트를 활용하고 있다.

국토부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정상화 방안의 하나로 일정 자기자본을 갖춘 개발사가 부동산 개발 사업의 전 과정을 책임질 수 있는 프로젝트 리츠를 지난해 11월 도입했다.

기존 특수목적법인(PFV)을 통한 부동산 개발은 시행사들이 자기자본 없이 차입을 통해 사업을 진행하고 준공 후 분양을 통해 수익을 일으키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런 구조는 PF 사업의 부실 가능성을 키우고 수분양자에게 개발 리스크가 전가된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국토부는 이런 PFV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체 개발 수단으로 프로젝트 리츠를 도입한 것이다.

그래픽=손민균

프로젝트 리츠가 도입되면서 서울 오피스 시장에서 프로젝트 리츠로 개발되는 사업이 속속 나오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코람코가치투자강남은 프로젝트 리츠 방식으로 오피스 건설에 나섰다. 서초구 서초동 라이온미싱 부지에 연면적 6만4390㎡(약 1만9500평), 지하 6층~지상 23층 규모의 프라임 오피스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성동구 성수동에 대지면적 2600㎡에 2476억원을 들여 오피스를 짓는 에이치엘제6호성수도 프로젝트 리츠다. 인허가 후 착공 전 단계에서 프로젝트 리츠 전환 신고가 이뤄졌다. 에이치엘제7호성수 프로젝트리츠 역시 성수동에 3060억원을 투입해 오피스를 짓는 사업으로, 인허가 전 단계에서 프로젝트 리츠 신고가 수리됐다.

인천시 미추홀구 제물포역도심복합 사업도 프로젝트 리츠 방식으로 개발된다. 공동주택 및 상가를 건설·운영하는 이 사업은 인허가 후 착공 단계에서 프로젝트 리츠 전환을 신청했다. 총 사업비는 1조9804억원이다.

프로젝트 리츠는 개발이익과 임대수익을 동시에 노릴 수 있는 투자 구조라는 점에서 도입이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일반 리츠는 완공된 건물의 임대수익이 중심이 되지만, 프로젝트 리츠는 개발과 운영, 매각 전 과정이 포함돼 분양 이익과 자산 가치 상승까지 얻을 수 있어 수익률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기존 PFV 방식의 개발보다 사업 리스크를 구조적으로 분산시킬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프로젝트 리츠가 활성화되려면 기존 PFV 방식에 비해 강화된 규제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프로젝트 리츠보다 초기 자본 부담이 적은 PFV 구조로 개발과 준공, 임대 운영까지 가능한 상황에서 준공 후 공모와 공시, 감독 등 규제 부담이 큰 프로젝트 리츠로 전환할 이점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PFV는 자금 차입에 제한이 없고, 보고 및 공시 의무가 없다. 반면 프로젝트 리츠는 자기자본의 2배 이내로 자금 차입 한도가 있고 보고·공시 의무가 부여된다. 또 프로젝트 리츠는 개발 완료 후 18개월 이내에 영업인가를 받아 일반 리츠로 전환한 뒤 투자자 공모를 진행해야 한다.

리츠업계 관계자는 "현재 개발 사업에 대한 프로젝트 리츠 전환 시 수익이 더 커진다는 보장이 없다. 대신 규제는 전보다 엄격해져 (프로젝트 리츠) 전환에 대한 계산은 더 해봐야 한다"며 "프로젝트 리츠는 공모 리츠까지 고려해야 하는 만큼 개발과 임대 수익을 전체적으로 따져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기대를 가지고 시작은 했는데, 현재로서는 PFV와 비교했을 때 운용 입장에서 어떤 장점이 있느냐는 장점을 찾지 못한 상황"이라며 "최초의 에쿼티(자본)가 PFV에 비해 많이 필요하고 공시 등 운용에 있어 외부 개입이 많을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다만, 현재 개발 시장 자체가 좋지 않아서 프로젝트 리츠를 완벽히 평가하기 어려운 부분은 있다"면서 "정부가 의지가 있으니 제도적인 보완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