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매물 전단이 붙어있다. / 뉴스1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이 2주 연속 커졌다. 상대적으로 대출 규제가 약한 15억원 이하 아파트가 가격 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2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3월 다섯째 주(30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값은 전주보다 0.12% 올랐다. 3월 셋째 주(0.05%)에서 지난주 0.06%로 오름폭이 커졌고 이번 주엔 상승폭이 2배로 확대됐다. 상승률 기준으로 2월 셋째 주(0.15%) 이후 4주 만에 가장 큰 폭이다.

이로써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해 2월 첫째 주부터 3월 다섯째 주까지 매주 올랐다. 한국부동산원은 주간 단위로 아파트 값을 공표해왔다. 그러나 추석 연휴 등으로 인해 2주간을 합쳐 하나로 공표한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이날 발표된 서울 아파트값은 기간 기준으로는 61주 연속, 공표 기준으로는 60주 연속으로 오른 수치다.

과거 이보다 더 오랜 기간 서울 아파트값이 오른 것은 문재인 정부 말기인 2020년 6월 둘째 주부터 2022년 1월 셋째 주까지 85주 연속 오른 시기다. 현재도 이 시기를 넘어선 연속 상승 기간은 없다. 문재인 정부 초기인 2017년 9월 둘째 주부터 2018년 10월 다섯째 주까지 59주간 상승은 기존에는 역대 2번째 최장 상승 기간이었지만 이번에 이 기록을 넘어서게 됐다.

한국부동산원은 "국지적으로 매물이 증가하는 단지가 있으나, 정주 여건이 양호한 역세권·대단지 및 재건축 추진 단지 중심으로 상승 거래가 발생하며 서울 전체 상승을 이끌었다"고 밝혔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베이비부머를 비롯한 고령자들은 보유세 등 각종 세금 부담 우려에 매물을 내놓으면서 강남권과 일부 한강 벨트 가격 하락이 지속됐다"며 "하지만 3040세대 젊은층은 주식 호황, 공급 체감 부족으로 중저가 중심으로 매수에 나서면서 서울 평균 아파트값 상승률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박 위원은 "정책 신호에 대한 젊은 세대와 고령 세대 간의 동상이몽이 낳은 결과"라고 덧붙였다.

자료 = 한국부동산원

25개 자치구별로 보면 서울 집값 상승은 중저가 아파트 밀집 지역이 이끌었다. 성북구, 서대문구, 강서구가 각각 0.27% 상승하며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중구(0.26%), 관악구(0.26%), 노원구(0.24%)의 상승률도 비교적 높았다. 성북구는 길음·정릉동 중소형 단지 위주로, 서대문구는 남가좌·홍은동 대단지 중심으로 가격이 올랐고 강서구(0.27%)는 가양·염창동 역세권 위주로 가격 상승이 이뤄졌다. 중구(0.26%)는 신당·황학동 위주로, 노원구(0.24%)는 월계·중계동을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올랐다.

강남권은 하락세가 이어졌다. 강남구 아파트값은 0.22% 하락해 전주(-0.17%)보다 하락 폭이 확대됐다. 서초구(-0.09%→-0.02%)와 송파구(-0.07%→-0.01%)는 하락 폭은 완화됐다.

한강변 주요 지역의 조정 흐름도 변화가 있었다. 성동구는 하락 폭이 -0.03%에서 –0.02%로 줄었고, 전주 0.06% 하락했던 강동구도 보합(0.0%)으로 돌아섰다. 지난 2월 23일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함께 가장 먼저 내림세로 돌아섰던 용산구는 5주 만에 상승(0.04%)으로 돌아섰고 동작구도 상승 전환(-0.04%→0.04%)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가격 강세를 보인 서울 중저가 지역에서 한강벨트 지역으로 갈아타기 수요가 일부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근 다주택자 등에 대한 대출 규제가 강화됐지만 15억원 이하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매물 출회 가능성이 낮고, 전·월세 매물도 부족해 실수요 유입에 따른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 아파트값도 0.09% 오르며 전주(0.06%) 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성남 분당구는 0.08%에서 0.29%로 상승폭이 크게 확대됐다. 용인 수지구(0.24%→0.36%), 기흥구(0.20%→0.32%)의 오름폭도 커졌다. 반면 과천은 전주와 같은 0.11% 하락폭을 유지했다.

전세시장을 보면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은 0.15% 상승하며 전주와 같은 상승률을 이어갔다. 수도권은 0.13%, 전국은 0.09%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