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 일대 아파트 단지의 모습. /뉴스1

다주택자 아파트 매물 증가세가 비(非)한강벨트까지 퍼지고 있다. 초기에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마포·성동구 등을 중심으로 매물이 증가하는 모습이었지만 최근에는 서울 외곽 지역까지 매물이 증가하고 있다. 이런 매물 증가에도 대출 한도가 대폭 축소된 상황이어서 실거래는 15억원 이하 아파트가 포진한 노원·성북·관악구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달 아파트 거래가 가장 많이 이뤄진 서울 자치구는 노원구로, 전체 거래의 15%가 노원구에서 이뤄졌다.

27일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의 아파트 매물은 전날 기준 5529건으로 집계됐다. 이달 초보다 매물이 1100건(24.8%) 늘어났다. 매물 수 기준으로는 강남구, 서초구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같은 기간 관악구(21.9%)와 강북구(13.9%), 금천구(10.9%), 도봉구(10.8%), 중랑구(10.5%) 모두 매물이 증가했다.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확인한 직후에는 강남 3구와 한강벨트에 있는 아파트 매물이 급증했다. 이후 이런 매물 증가 현상은 서울 다른 지역까지도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통상적으로 세금 규제가 강화되는 기조에서는 중심 지역발(發) 매물 및 가격 흐름이 외곽 지역으로 전이되는 모습을 보이곤 한다"며 "그 결과 단기적으로 강남권 중심의 가격 조정, 매물 증가의 흐름이 먼저 보이고, 중장기적으로는 외곽 지역으로 매물이 증가한다"고 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개발하는 서울원 아이파크 투시도. /현대산업개발 제공

매물 증가에도 거래는 15억원 이하 아파트가 많은 노원·성북·관악구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모습이다. 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2월 들어 전날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가 가장 많이 이뤄진 곳은 노원구다. 전체 거래 2236건 중 321건(14.4%)이 노원구 아파트 단지에서 체결됐다. 노원구에서는 서울원아이파크가 거래량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원구에 이어 성북구에서 182건의 거래가 이뤄졌고, 구로구(161건), 은평구(150건), 관악구(129건)에서도 100건이 넘는 아파트가 거래됐다.

이 기간 거래가 체결된 아파트의 대부분은 15억원 이하였다. 전체 아파트 매매 거래의 84.9%에 해당하는 1899건이 15억원 이하 아파트를 대상으로 했다. 15억원 초과 아파트 거래는 337건에 불과했다.

이런 현상은 다주택자 매물 증가에도 대출이 가능한 아파트를 위주로 실수요자들이 접근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 15억원 이하 주택은 기존대로 6억원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의 주택은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으로 한도가 축소됐다.

남 연구원은 "가격 상승이 막 시작된 외곽 지역·중저가 지역의 경우 전월세 매물 감소 추세가 상대적으로 빠르고, 실수요 유입이 여전히 꾸준해 매매 매물 소진 속도 역시 빠를 수 있다"며 "다만, 임대 사업자 물량이 다수 포진돼 있어 매물 출회 속도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