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일반 분양에 나선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더샵 분당센트로'.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가 22억원에 육박해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다. 그럼에도 1순위 청약에서 40가구 모집에 2052명이 지원해 51.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나머지 특별공급(44가구) 역시 15대1의 경쟁률을 나타내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정작 계약에 들어가자 당첨자 60%가량인 50가구가 계약을 포기했고, 결국 무순위 청약에 돌입했다.
경기도 핵심지 분당 분양 단지에서 청약 당첨자의 절반 이상이 계약을 포기한 것은 이례적이다. 분당은 강남 접근성이 뛰어나 주거 선호도가 높은 곳으로, 서울 웬만한 지역보다 집값이 높다. 최근엔 평당(3.3㎡) 1억원이 넘는 거래도 이뤄졌다. 그럼에도 계약 포기가 속출한 것은 분양가는 급등하는데 대출 규제로 현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진 탓이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청약시장의 '옥석 가리기'가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더샵 분당센트로는 24일 무순위 청약을 실시한다. 공급 물량은 50가구로, 면적별로는 전용 84㎡ 26가구, 78㎡ 20가구, 73㎡ 2가구, 71㎡ 1가구, 60㎡ 1가구다. 청약 대상자는 현재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거주하는 무주택 세대 구성원이다. 당첨자는 27일 발표된다.
더샵 분당센트로는 분당 구미동 무지개마을 4단지를 리모델링한 단지로, 수인분당선 오리역 도보 15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분당에서 보기 드문 신축 단지인 만큼 청약 인기가 높을 것으로 점쳐졌으나, 당첨자가 대거 계약을 포기했다. 본 청약에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도 막상 계약 단계에서 포기자가 잇따르는 것은 고분양가 영향이 크다. 더샵 분당센트로의 분양가는 전용 78㎡가 18억7500만~19억9700만원, 전용 84㎡가 20억5200만~21억8000만원이다. 인근 단지인 무지개마을 3단지와 5단지 전용 84㎡가 1월 각각 14억9800만원, 14억5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해 분양가가 7억원가량 높다.
분당 정자동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무지개마을이 있는 오리역 인근은 행정구역상 분당이지만, 생활권은 분당이 아닌 용인으로 볼 수 있는 곳"이라며 "지난해 11월 분양한 정자동 '더샵 분당티에르원'은 전용 84㎡ 최고 분양가가 27억원에 달했으나 청약은 흥행했다. 당시에도 고분양가 논란이 있었지만, 입지 차이가 결과를 좌우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청약 흥행 실패의 이유로 대출 규제도 꼽힌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1990년대 세워진 분당 정자·수내동 구축 아파트가 20억원 초반대인 점을 고려하면 분양가가 그리 높다고 볼 순 없다"며 "대출 규제 전이었다면 이런 결과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을 통해 15억원 이하 주택은 주택담보대출을 최대 6억원, 15억 초과는 4억원, 25억원 초과는 2억원만 받을 수 있도록 규제를 강화했다.
올해 청약 시장은 양극화가 뚜렷해질 전망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청약 시장은 100% 실수요 시장인 만큼 가장 중요한 것이 자본력이다"라며 "올해는 분양가가 15억원 이하인 중위 입지 지역 및 상위 지역은 경쟁이 치열하겠으나, 그 외엔 수도권 단지라도 미분양이 속출할 우려가 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