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이상 파격 할인' 현수막이 걸려 있는 지방 아파트. /뉴스1

부산 사상구의 한 주상복합주택 사업장에서 분양보증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023년 한 차례 분양보증사고 위기를 겪은 사업장에서 공사가 재차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지방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로 지역 중견·중소 건설사들이 무너지면서 비수도권 주택 사업장에서는 보증사고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다.

10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달 부산 사상역 근처에 건설되던 경보센트리안 3차 주상복합주택 사업장에서 분양보증사고가 발생했다.

부산 지역 건설사인 신승주택이 사업자인 이곳은 지난 2023년에도 분양보증사고 공고가 떴다. 공사가 6개월 넘게 중단되면서 분양보증사고 처리가 된 것이다. 당시에는 분양 계약자 전원이 분양보증사고 취소에 동의하면서 이 사업은 재추진됐지만, 3년 만에 다시 분양보증사고가 발생했다.

사진: 사상역 경보 센트리안 3차 투시도. /조선비즈 DB

HUG의 분양보증은 주택사업자가 부도·파산 등의 사유로 분양계약을 이행할 수 없을 경우를 대비해 해당 주택에 대한 분양을 이행하거나 납부한 계약금·중도금 환급을 책임지는 상품이다.

HUG는 분양보증사고가 발생하면 분양 또는 환급 방식으로 보증을 이행할 수 있다. 경보센트리안 3차 주상복합주택 사업장의 경우 공정률이 지난해 3월 기준 91.50%여서 분양 이행 방식으로 HUG가 보증 처리를 할 것으로 보인다.

HUG 관계자는 "이 사업장은 최초 분양보증사고가 났을 때 분양 계약자들이 사고를 취소해 달라고 요청해서 전원의 동의를 받고 사고 취소를 했던 곳"이라며 "사업을 재추진했는데 결론적으로 다시 잘되지 않아 사고가 다시 난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분양보증 약관상 공정률이 80% 이상이면 분양 이행으로 가도록 돼 있다"며 "만약 분양 이행으로 가게 된다면 HUG가 인수해 준공까지 시키는 쪽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래픽=정서희

지방의 주택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올해도 어려움을 겪는 주택 사업장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택 미분양 사태가 심화되고 공사비 증가 등으로 건설사 부담이 늘어나면서 주택 사업장 자체가 줄어들어 보증사고 발생 규모는 줄어들 전망이다. 분양보증사고가 발생한 사업장은 2023년 16곳(1조2143억원), 2024년 17곳(1조1558억원) 등으로 늘었다가 지난해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 분양보증사고는 7건(작년 10월 기준)까지 줄어들었는데, 분양시장 침체와 지역 중견·중소 건설사들의 부도로 지방 주택 사업장 자체가 사라진 탓이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한 종합·전문 건설사는 3644곳으로 3년 연속 3000곳을 넘겼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6510가구로, 이 중 5만627가구가 지방에 있다. 다 짓고도 팔리지 않아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2만8641가구)은 지방 물량이 2만4398가구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