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임대사업자 등록만 하면 집을 얼마든지 사모을 수 있다는 것도 이상하다"며 다주택자에 이어 임대사업자를 겨냥한 발언을 내놨다. 매입형 등록임대 사업자에 대해 '양도세 중과 제외' 혜택을 철회하겠다는 취지의 발언도 연이어 나오면서 올해 의무임대기간이 종료되는 임대 사업자의 주택이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파트 뿐만 아니라 빌라·다세대주택과 같은 비(非)아파트가 이번 양도세 중과 대상에 포함될 경우 비아파트 시장은 더욱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통령은 9일 오후 X(옛 트위터)에 "의무임대기간이 지나면 재산세 종부세 감면혜택은 사라지지만 '다주택 양도세 중과 제외' 특혜는 계속되게 돼 있다"며 "같은 다주택인데 한때 등록임대였다는 이유로 영구적으로 특혜를 줄 필요가 있냐는 의견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일정 기간 처분 기회는 주어야겠지만 임대기간 종료 후 등록임대주택에 대한 각종 세제도 일반 임대주택과 동일해야 공평하겠죠"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등록임대주택에 대한 양도세 중과 제외 특혜는 즉시 폐기 시 부담이 너무 크므로 예를 들어 1년이라는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없애거나 점차적으로 폐지하자는 의견을 냈다. 이 대통령은 "대상을 아파트로만 한정하자는 의견도 있다"며 "의무임대기간과 일정한 양도세 중과 제외 기간이 지난 등록임대 다주택이 일반 다주택처럼 시장에 나오면 수십만호 공급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에도 "한 사람이 수백 채씩 집을 사 모으도록 허용하면 수만 채 집을 지어 공급한들 부족할 수밖에 없지 않겠냐"며 "건설 임대 아닌 매입 임대를 계속 허용할지에 대한 의견을 묻는다"고 올렸다.
매입형 등록 임대사업자는 기존에 지어진 주택을 매입·등록해 임대하는 제도로, 세입자들이 안정적인 거주를 할 수 있도록 2017년 문재인 정부 시절 도입됐다. 임대주택으로 등록된 집은 의무 임대 기간이 부여되고, 임대료 상승률도 연간 5% 이내로 제한된다. 도입 당시에는 다주택자의 임대사업자 등록을 장려하면서 세제 혜택을 줬지만 혜택이 과도하다는 지적에 축소됐다. 아파트에 대한 매입임대 주택 등록은 2020년 8월 중단됐다. 단기 등록 임대주택은 폐지됐다가 지난해 다세대 주택·빌라 등 비아파트에 한해 부활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으로 등록 임대 사업자에게 적용되던 양도세 중과 예외는 단계적으로 종료될 가능성이 커졌다. 임대 사업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가 현실화된다면 당장 올해 하반기부터 의무임대기간이 종료되는 아파트 매입형 임대 사업자는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1~2년 안에 주택을 처분해야 한다. 올해 서울에서만 임대의무기간이 끝나는 등록임대 아파트가 2만5000가구 가까이 나온다. 임대사업자가 가지고 있던 주택이 의무임대기간이 끝나면 개인이 가지고 있는 형태로 변하는데, 이 물량을 내놓도록 대통령이 겨냥한 발언이라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2018년에 임대사업자로 묶여 장기 등록임대했던 물량이 올해부터 나오는데 이를 단기에 아파트 공급 물량으로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했다.
다만, 비주택 등록 임대 사업자까지 양도세 중과 예외를 적용할 경우 비주택 시장의 위축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비아파트 매입임대 사업자에 양도세 중과가 시행된다면 전세사기 등으로 이미 수요가 줄어든 비주택 시장이 더 쪼그라들 수 있다는 것이다. 임대사업자가 규제 강화로 빌라, 다세대주택 등을 시장에 내놓더라도 사려는 사람이 없어 '수요 없는 공급'이 될 수 있다.
김효선 KB부동산 WM추진부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우리나라가 공공임대 물량이 아직 충분한 상황은 아니어서 임대사업자가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역할이 분명 있다"며 "비아파트는 현실적으로 내 집 마련을 위해 매입하는 수요가 적어 지금도 거래가 잘 되지 않는데, 만약 비아파트 등록임대 사업자 규제를 강화한다면 비아파트 시장의 역할이 축소되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창무 한양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임대시장을 안정화하는 여러 방법 중 가장 바람직한 것은 기업형 민간임대주택을 키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국 같은 경우 민간임대주택의 절반 이상이 기업형이다"라며 "시장에는 집을 짓는 역할, 임대하는 역할, 보유하는 역할 등 다양한 역할이 있는데 임대사업자의 역할을 없애는 것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