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재건축 사업지로 꼽히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 3·4·5구역이 시공사 선정에 나선다. 총사업비만 10조원이 넘는 데다 '대한민국 최고 부촌(富村)'이란 상징성이 큰 지역인 만큼, 건설사들의 수주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6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압구정 4구역 조합은 4일 시공사 선정 입찰 공고를 냈다. 입찰 마감일은 3월 30일로, 입찰에 참여하려는 건설사는 기간 내 1000억원을 보증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시공사 선정 총회는 5월 23일이다. 4구역은 현대8차와 한양 3·4·6차를 통합 재건축해 최고 69층, 1772가구로 짓는다.
압구정 5구역은 11일 시공사 선정 입찰 공고를 낸 후, 5월 30일 시공사를 최종 선정한다. 5구역은 한양1·2차를 합쳐 최고 70층, 1401가구로 재건축한다. 4구역은 공사비가 약 2조원, 5구역은 1조원대로 추산된다. 압구정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3구역은 예상 공사비만 7조원에 달한다. 3구역도 5구역과 같은 날인 5월 30일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으로, 재건축을 통해 최고 65층, 5175가구로 탈바꿈한다.
4구역은 삼성물산, 현대건설, DL이앤씨 등이 입찰 참여를 검토 중이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삼성물산이다. 지난해 5월 압구정동에 홍보관 'S라운지'를 열고 조합원에게 래미안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알려왔다. 또 압구정4구역 인근 버스정류장에 '과거의 압구정을 넘어서는 건 오직 압구정 삼성입니다'라는 문구의 광고판도 내걸었다. 5구역은 DL이앤씨가 수주에 적극적이며 GS건설도 참여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3구역은 2구역 시공권을 따낸 현대건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압구정 현대'의 정통성을 이어받아 '디에이치(현대건설 하이엔드 브랜드) 타운'을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시공사 선정은 조합원 입장에서도 중요한 이벤트다. 어떤 건설사의 브랜드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집값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또 회사 신용도에 따라 은행권이 조합에 제공하는 사업비 대출 조건이 달라지고 이는 곧 공사비와 직결되는 만큼 관심도가 매우 높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입주까지 5년가량 남았으나 이주비 대출이 꽉 막힌 상태라 시공사가 별개로 지원하는 추가 이주비 대출 여력에도 관심을 갖는 조합원이 많다"며 "건설사의 신용도가 높아야 지급 보증도 가능하기 때문에 재무 건전성이 높은 곳을 선호하는 분위기다"라고 했다.
시장에선 재건축 완료 후 압구정 아파트의 매매 가격이 3.3㎡(1평)당 3억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압구정동의 아파트 평당 평균 매매 가격은 1억4068만원이었다. 구역별로 차이가 있으나 평당 매매 가격이 비싼 곳은 1억9999만원(현대 65동)이다. 압구정동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반포 신축 아파트를 팔고 오는 곳이 압구정으로 그만큼 부촌의 상징이다"라며 "현재는 대출 규제로 가격이 눌려 있으나, 재건축 완료 후엔 평당 매매 가격이 3억원을 충분히 넘어설 것으로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