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손민균

올해 국내 10대 건설사의 도시정비사업 누적 수주 실적이 역대 최대 규모인 50조원에 육박했다. 특히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20조원에 가까운 수주고를 올리며 2강 체제를 공고히 했다.

30일 건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시공능력평가액 상위 10개 건설사의 도시정비사업 수주 총액은 약 48조7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27조8608억원과 비교하면 약 75% 증가한 것이다. 올해 정비사업 수주액은 역대 최고를 기록했던 2022년 42조936억원보다 약 16% 이상 많다.

10대 건설사별 실적을 보면 현대건설, 삼성물산, 포스코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은 각 회사의 연간 최대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을 달성했다.

특히 현대건설은 '10조 클럽'에 건설 업계 최초로 입성하며 1위를 기록했다. 현대건설은 올해까지 7년 연속 정비사업 수주 1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올해 11개 사업지에서 10조5105억원을 수주했다. 현대건설의 역대 최대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을 기록한 2022년(9조3000억원)을 1조원 이상 웃도는 금액이다. 지난해(6조612억원)와 비교해 약 73% 증가했다.

삼성물산도 9조2388억원을 수주하며 2위 자리에 올랐다. 지난해(3조6398억원)와 2006년 달성한 최고 수주액(3조6600억원)과 비교하면 각각 약 154%, 약 152% 늘었다.

11월 6일 서울 강남구 디에이치갤러리에서 열린 현대건설 주거개선 신사업 '더 뉴 하우스' 기자간담회에서 이형덕 현대건설 리뉴얼신사업팀장이 사업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GS건설이 6조3461억원으로 3위를 기록했다. GS건설은 지난해(3조1098억원)보다 올해 수주 규모를 2배 이상 확대했다.

4위에 오른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상반기에만 5조원 이상을 수주하며 역대 최고 수주고를 올린 지난해(4조7191억원) 실적을 일찌감치 뛰어넘었다. 하지만 하반기에 발생한 안전사고 여파로 수주 활동이 주춤해지면서 전체 수주액은 5조9623억원에 머물렀다.

5위 HDC현대산업개발은 4조8012억원의 수주고를 올리며 지난해(1조3331억원)의 3배에 가까운 실적을 기록했다. 이어 대우건설(3조7727억원), DL이앤씨(3조6848억원), 롯데건설(3조3668억원) 역시 지난해보다 정비사업 수주액을 늘렸다.

반면 SK에코플랜트는 올해 9823억원을 수주하며 지난해(1조3073억원)보다 수주 규모가 줄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상반기 안전사고 이슈로 신규 수주를 중단하면서 정비사업 수주가 전무했다.

올해 10대 건설사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우려와 민간 분양 시장의 위축으로 '안정성'을 우선순위로 뒀다. 미분양 위험이 큰 신규 택지 개발보다 입지와 수요가 검증된 수도권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안전한 수주처로 여긴 것으로 분석된다.

정비 업계 관계자는 "정비사업은 사업 주체가 조합이고 담보가 확실하기 때문에 금융 장벽이 낮고 공사비 회수도 다른 사업에 비해 수월하다"며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한 가격 인상도 공사비에 일부 반영되면서 사업성이 일정 수준 회복된 것도 대형건설사의 도시정비사업 수주 확대에 힘을 실었다"고 말했다.

내년에도 도시정비사업 시장 규모는 75조~80조원 수준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압·여·목·성(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을 두고 대형 건설사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