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서비스형 노인일자리 사업 참가자가 요양원에서 다른 노인들을 돌보고 있다. /조선비즈DB

한국이 지난해 초고령사회에 진입했지만, 노인주거시설은 늘어나는 노인 인구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주거복지시설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16년간 5배 이상 늘었지만, 입소 자격을 갖춘 고령자는 전체의 3%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2일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달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엄 의원은 국토교통부(국토부)에 국내 노인주거복지시설 관련 예산 상정을 위한 질의서를 제출했다.

질의 내용을 보면 노인 전문 돌봄시설인 노인주거복지시설은 2008년 약 1300곳에서 지난해 약 6600곳으로 16년간 약 5배 이상 증가했다.

요양원·요양공동생활가정 등 시설급여기관은 약 9배, 재가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문요양기관은 약 4배, 단기 돌봄을 담당하는 주야간보호기관은 약 7배 등 유형별로 모두 공급이 늘어났다.

하지만 현재 노인주거복지시설에 입소 가능한 정원은 27만명 수준으로 전체 고령 인구(약 1000만명) 대비 2.7%에 불과하다.

민간 기업인 시니어케어 스타트업 케어닥이 발간한 전국 돌봄시설 공백지수에 따르면 요양원 등 시설기관 공백 위험도가 가장 높은 지역은 부산(91%)이었다. 부산·서울(89%) 등 인구 밀집 지역은 시설기관 수요 대비 공급이 적어 상대적 공백 위험이 오히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북(84%)·경남(85%) 등 남부권의 돌봄 공백 역시 심화하는 추세다.

돌봄시설 공백지수는 요양시설, 양로시설, 노인복지주택 등 노인을 위한 돌봄과 주거를 제공하는 전문시설(시니어하우징)의 분포와 공백 수준을 파악하는 지표다.

케어닥은 국내에서 장기요양제도가 첫 실시된 2008년을 기준(100)으로 연도별 해당 인구의 비율을 지수화해 잠재적 공백 위험의 정도를 평가하고 있다. 전체 고령 인구 중 시설 정원의 합계를 제외한 나머지를 잠재적 장기요양 돌봄공백 인구로 간주한다.

엄태영 의원은 상당수 노인이 입소 대기 상태에 머물거나 자택 간병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노인주거복지시설을 비롯한 돌봄 연계형 주거공급 확대를 위한 중장기 대책과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엄 의원은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는데 노인 주거가 열악하고 돌봄에도 공백이 발생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서울시 민관동행 사업처럼 노인주거 정책 또한 민관이 협력하고, 시장에서 활성화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역을 불문하고 노인주거복지시설은 용적률을 적극적으로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