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7일 첫 삽을 뜨는 용산국제업무지구에 '빌딩 내 학교' 건립이 추진된다. 글로벌 기업·국제기구의 원활한 유치를 위함인데, 현행법상으론 정식 인가 기관인 외국인 학교 설립이 어려워 미인가 국제학교로 설립될 가능성이 크다.
25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용산국제업무지구는 내년 토지 분양을 통해 입주 기관 및 기업, 교육 기관 등을 모집할 계획이다. 한 영국 학교법인은 서울시 측에 입주를 희망한다는 의사를 일찌감치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시는 용산국제업무지구에 입주하는 다국적 기업 직원의 자녀를 위한 외국인 학교 설립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주된 용도에 따라 ▲국제업무 ▲업무복합 ▲업무지원 3개 구역으로 나뉘는데, 교육시설은 업무지원구역에 설립될 예정이다. 업무지원구역에 들어서는 3500가구의 공동주택에 학교를 설립한다는 것이 서울시의 구상이다. 주상복합 빌딩 일부 층에 학교가 들어서는 식이다.
그러나 현행법에선 학교와 같이 지을 수 있는 복합시설에 공동주택이 포함되지 않아, 학교 설립이 불가능하다. 현행 '학교복합시설 설치 및 운영·관리에 관한 법'에 따르면 학교복합시설은 공공·문화체육시설, 주차장, 평생교육시설까지 포함한다. 여권에서 학교복합시설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의 법안 개정을 추진 중이나, 진척이 없다.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7월 도시형 학교 설립을 위해 발의한 개정안은 현재 계류돼 있다.
시는 이미 서울 내에 미인가 국제학교가 다수 운영되고 있는 만큼 큰 문제는 없다고 보고 있다. 유명 연예인이 자녀를 보내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된 GIS 강남국제학교(GIS), 비비안앤스탠리 강남국제학교(VSGIS), BCC(BC Collegiate) 등이 대표적인 미인가 학교다. 서울시 관계자는 "미인가 학교로 출범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관계 기관 간 협의 및 법 개정을 통해 제도권 편입을 추진할 계획이다"라며 "토지 분양까지 시간 여유가 있어 논의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이와 별개로 국제업무지구 내 주택 공급에 따른 학교 공급 등에 대한 논의도 진행되고 있다. 공공주택특별법 등에 따르면 공공주택 사업자는 학교 용지를 개발·확보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을 경우 인근 학교 증축을 위한 경비를 부담해야 한다. 외국인학교 설립도 만만찮은 상황에서 학교 용지 확보도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시는 한강초, 남정초 등 인근 학교를 증·개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주택 공급과 학교 설립은 밀접하게 연계돼 있는데, 국토교통부와 협의해 빠른 시일 내 확정할 계획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