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당시 9월 부동산 통계를 의도적으로 반영하지 않아 위법이라는 지적에 대해 "장기간의 추석 연휴, 국정감사 등을 고려해 최대한 이른 시점인 10월 15일 오전 발표가 불가피했다"고 재차 해명했다.
국토교통부 김규철 주택토지실장은 12일 세종 인근 식당에서 열린 10·15 대책 이후 시장 동향과 규제 지역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 실장을 비롯해 김헌정 주택정책관, 이유리 주택정책과장 등이 참석했다.
김 실장은 "추석 연휴 전부터 시장 과열이 확산하면서 최대한 조속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데 관계 부처 간 합의했다"면서도 "추석 연휴가 끝나는 주에 평일이 10일뿐이었는데 이날 하루 만에 주거정책심의위원회(주정심)과 관계 기관 협의 등이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이어 "13~14일은 국정감사가 있다 보니 가장 이른 시점이 15일이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정부가 9월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고의로 빠뜨리고 8월 통계를 반영해 규제 대상을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으로 확대 적용한 것은 주택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야당은 정부를 상대로 행정소송까지 예고한 상태다. 9월 통계를 적용할 경우 서울 중랑·강북·도봉·은평·금천구와 경기 의왕·수원 장안·수원 팔달 등 10곳은 투기과열지구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김 실장은 주택법 시행령을 들며 6~8월 가격 통계를 활용하는 게 법적으로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주택법 시행령 제72조의2제2항에 따르면 지정기준 충족 여부를 판단할 때 규정된 기간의 통계가 없는 경우, 가장 가까운 월 또는 연도에 대한 통계를 활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는 "10월 15일 대책 발표 전 규제 지역 지정을 위해 13~14일 주정심 심의·의결이 있었다"면서 "규제 지역 지정 요건 판단 시 최근 3개월간 주택 가격상승률과 물가상승률을 비교하며, 당시 공표돼 있던 6∼8월 가격 통계를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계법에 따라 공표 전 통계는 제공 또는 누설하는 것이 금지돼 있어 주정심 위원에게 제공하거나 활용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하루만 늦췄어도 9월 통계를 적용할 수 있었는데 외압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 실장은 "외압은 전혀 없었다"면서 "(10·15 대책) 발표 시점과 내용이 정해진 게 훨씬 전으로, 저희로선 최선의 시점에 최선의 방향을 고민한 것"이라고 했다.
야권의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고발과 함께 규제 지역 지정 무효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이 제기된 가운데 국토교통부는 적법 절차에 따라서 명백히 검토를 했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김 실장은 "행정소송은 주택정책과가 대응하며,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고 정확한 판단을 받으려면 전문가 의견을 참고할 필요가 있기에 외부 법률 자문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아울러 김 장관이 "부동산 규제 지역을 확대하거나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서도 여러 질문이 나왔다. 전날 김 장관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시장 상황이 워낙 가변적이어서 (추후 규제 지역 조정 계획 관련) 검토할 여지가 있다"면서 "현재 경기 화성시나 구리시 지역은 부동산 가격이 풍선효과로 인해 상승할 우려가 있다. 일부 지역에 대한 규제 확대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한 바 있다.
이에 김 실장은 10·15 대책 효과를 좀 더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대책 발표 이후 첫 주는 상승폭이 많이 떨어졌고, 이후 상승폭이 점진적으로 줄어드는 형태로 갈 것"이라며 "몇 주 상승폭이 줄어들었다고 해서 집값 상승이 안정적이라고 단정할 수 없기에 규제 지역 추가 지정·해제는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직 구체적인 검토 사항은 없다"고 했다.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배경에 대해선 김 실장은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가 시장 급등의 주요한 요인이 분명하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집값 급등기에 대출 규제 등 강력한 수단을 썼지만 갭투자를 통한 우회로가 많이 열려 있어 조기에 시장을 안정시키지 못한 점에 고민이 많았다"며 "갭투자 최소화가 시장 안정에 필요하기에 지역을 넓게 지정했고, 추가 보완 부분은 필요하면 사안별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국토교통부는 10·15 대책 이후 시장 동향에 대해서도 발표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11월 첫째 주 기준 아파트 매매 가격 주간 상승폭이 서울은 0.54%에서 0.19%, 경기(12곳)는 0.64%에서 0.29%로 각각 축소했다. 또 국토교통부는 매매 가격 대비 전셋값은 전반적으로 변동 폭이 크지 않은 상황이며,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영향도 확인되지 않았다고도 주장했다. 3월 넷째 주~11월 첫째 주 기간 강남 3구·용산구 누적 전세 가격변동률은 2.88%, 인근 7개 구는 3.16%라는 설명이다.
서울 전세 매물의 경우 2024년 말부터 전반적으로 감소하다가 지난 8월부터 다시 증가하는 추세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는 매물 통계가 국가 통계로 생산되지 않다 보니 민간 프롭테크(부동산+기술) 업체 아실 통계를 인용, 일각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에 따른 전세 매물 급감 우려가 제기된 바 있으나 최근 오히려 증가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