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상승기 때 유례 없는 가격 급등을 기록했던 세종의 아파트값이 몇 년 새 반토막나는 등 끝없는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주택 시장 침체와 분양물량 등 공급 과잉이 이뤄지면서 회복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세종시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둘째주 세종의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14%를 기록했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큰 하락폭이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값은 0.24% 상승했다. 이에 대해 한국부동산원은 “공급물량의 영향이 지속되면서 고운·반곡동 및 조치원읍 위주로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고운동 ‘가락마을 19단지’ 아파트는 전용면적 84㎡ 매물이 지난 2020년 7월 8억25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에는 4억1000만원에 거래되면서 반토막이 났다. 고운동 ‘가락20단지 베르디움’ 아파트 전용면적 84㎡ 역시 지난 2020년 12월 7억원에 거래됐지만 지난 1일 3억7000만원에 거래되면서 3년 6개월여 만에 52.9% 수준으로 가격이 급락했다.

인근 ‘가락7단지 프라디움’은 전용면적 84㎡가 2020년 12월 8억5000만원에 매매됐지만 지난 1일 4억4900만원으로 떨어졌다.

이처럼 집값이 하락일로를 걷는 데에는 몇 년 전부터 이어진 전국적인 하락장 영향과 세종시에 예정된 많은 입주 물량이 큰 영향을 미쳤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예정된 세종의 입주물량은 3616가구다. 세종은 지난해에도 3092가구가 입주하면서 몇 년째 대량 입주가 이어져왔다. 다만 내년에는 1027가구로 입주물량이 대폭 줄어든다.

이 때문에 입주 물량 감소와 함께 금리 인하까지 실현된다면 세종시 집값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세종은 국회 분원 설치 등 추진이 지지부진한 상황이지만 인구가 서서히 증가하고 있고, 지방에서는 상승을 주도하는 바로미터 지역”이라면서 “내년 입주물량이 줄고, 금리 인하가 이뤄지면 흐름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