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비롯한 수도권뿐 아니라 전주, 진주 등 지방에서도 이달 평균 청약 경쟁률이 두 자릿수에서 세 자릿수에 이르는 단지들이 나오고 있다. 반면 입지나 가격 경쟁력이 낮은 청약 단지는 소수점 수준의 경쟁률을 보이며 시장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8일 개관한 한 단지 견본주택을 찾은 시민들이 단지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2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10일 1순위 청약을 받은 서울 광진구 구의동 ‘강변역 센트럴 아이파크’는 45가구 모집에 2만2235명이 몰리면서 평균 494.1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단지 전용 84㎡ 분양가는 12억480만~12억7480만원으로, 같은 구의동에서 입주 3년차를 맞은 ‘e편한세상광진그랜드파크’ 아파트 시세와 비교하면 3억원 가량 저렴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e편한세상광진그랜드파크 전용 84㎡는 지난달 1일 15억4000만원, 25일 15억7000만원에 각각 매매 거래됐다.

강변역 센트럴 아이파크는 입지를 보더라도 교통 접근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단지는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과 강변역 사이에 위치하는데 두 역과 단지의 거리는 500m 이내다.

지방에서도 전북 전주, 경남 진주, 부산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수요자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은 청약 단지들이 나왔다.

전라북도 전주 덕진구 송천동2가 ‘에코시티 더샵 4차’는 평균 191.21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전주를 비롯해 전북 역대 청약 경쟁률을 갱신했다. 지난 4일 1순위 청약 접수를 진행한 결과 354가구 모집에 6만7687건의 청약 통장이 몰렸다. 이는 올해 들어서 분양한 전국 모든 아파트와 비교해도 가장 많은 청약 접수 건수다.

경상남도 진주 가좌동 ‘아너스 웰가 진주’도 지난 11일 1순위 청약에서 551가구 모집에 1만1191건이 접수돼 평균 경쟁률 20.31대 1을 기록했다. 지난해 아파트 분양 물량이 전무했던 진주 지역 특성과 KTX 진주역 인근 대규모 도시개발사업장 안에 들어서는 입지가 청약 인기에 힘을 실었다는 평가다.

부산진구 양정동 ‘양정 롯데캐슬 프론티엘’도 평균 7.89대 1 경쟁률로 올해 부산 분양 단지 가운데 가장 높은 청약률을 기록했다. 양정 롯데캐슬 프론티엘 역시 부산지하철 1호선 양정역 초역세권 단지다.

반면 경남 김해 구산동 ‘김해 구산 롯데캐슬 시그니처’, 울산 중구 우정동 ‘우정 한라비발디’, 대전 중구 태평동 ‘라테라스 PH42′ 등은 1순위 청약에서 평균 경쟁률이 소수점 수준에 그쳤다. 울산 우정 한라비발디는 188가구 중 36명이 신청했고, 경남 ‘김해 구산 롯데캐슬 시그니처’도 683가구 모집에 487명이 접수했다. 경기 평택 현덕면 ‘신영지웰 평택화양’도 1순위 청약 992가구 모집에 21명만 접수하면서 0.02대 1의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인근 시세 대비 분양가격과 입지가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지역에서도 청약 시장의 흥행 여부를 가르는 주요인으로 작용한다고 평가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지방 대도시에서는 저렴한 분양가, 역세권 입지와 함께 학군이 좋은 단지를 중심으로 청약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도 입지와 분양가에 따라 청약 시장은 경쟁률이 높은 곳과 낮은 곳의 격차가 벌어지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