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강남구 삼성·청담·대치동과 송파구 잠실동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한 가운데 주민들 사이에선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형평성에 어긋나고 당초 제도 도입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국제교류복합지구' 인근 4개동인 송파구 잠실동, 강남구 삼성·청담·대치동 총 14.4㎢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안을 지난 13일 심의·의결했다. 이들 지역은 지난 5일 제8차 도시계획위원회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여부가 보류된 바 있다.
서울시는 재지정 배경에 대해 "서울시는 아파트 위주로 (집값)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고 강남 3구의 회복률이 높다"면서 "이달 들어 서울 전역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상승 전환한 만큼 규제를 풀면 아파트 가격이 더 불안해질 소지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며 여전히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대치·삼성·청담·잠실동에선 현재 아파트만 토지거래허가 대상이기 때문에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포 등 일부 지역이 여전히 제외됐다는 점도 꼽힌다.
잠실동 주민 김모(44)씨는 "재지정 지역 내에서도 아파트만 규제하는 것과 집값 상승세가 거센 반포를 제외하는 것 등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고 "도대체 왜 내 집을 허락 받고 팔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애초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취지가 퇴색됐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삼성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당초 토지거래허가 지정은 '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GBC)' 등 삼성동 개발 때문이었는데, 그간 GBC 개발은 제대로 진행조차 되지 않고 있다"면서 "그러면서 집값 상승 우려로 재지정을 한다는 게 애초 제도 도입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했다.
이들 지역은 2020년 6월 23일 처음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후 5년째 재지정이 이어지면서 주민들의 피로도도 높아진 상황이다. 대치동에 살고 있는 B(50)씨는 "급하게 집을 팔아야 하는데 실거주 의무 때문에 집 사려는 사람이 없어 팔 수가 없다"면서 "토지거래허가제는 정말로 없어졌으면 하는 제도"라고 했다.
주민들의 반발에도 당분간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이번에 재지정된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기 위한 법적 요건은 이미 벗어난 게 사실"이라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에서 '강남3구'라는 상징성과 가격 급등에 대한 우려 때문에 정치적 판단에 의해 연장을 했는데, 당분간은 이런 경향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