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홍수 시대. 부동산 정보도 예외는 아닙니다. 독자들 대신 직접 분양 예정 단지들을 가봅니다. 실수요자가 누구냐에 따라 강점이 약점이 되기도 하고, 반대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있는 그대로 보여드립니다. 판단은 독자들의 몫입니다.[편집자주]

지난 24일 서울 성동구의 '라체르보푸르지오써밋' 공사현장. /오은선 기자

지난 24일 오전 방문한 서울 성동구의 ‘라체르보푸르지오써밋’ 현장은 성동구의 ‘신흥 부촌’이라는 별명이 붙을 만한 입지였다. 왕십리역 6-1번 출구에서 성인 여성 걸음으로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 시간에 주 출입구에 도착했다. ‘초역세권’까진 아니지만 약간의 언덕을 지나면 한창 올라가고 있는 단지 모습이 건너편 ‘서울숲더샵’과 함께 한눈에 들어왔다.

‘라체르보푸르지오써밋’이 2025년 입주를 한다면 왕십리역 인근에 7년 만에 등장하는 신축 대단지가 된다. 서울숲리버뷰자이(2018년 입주)와 서울숲더샵(2014년), 서울숲행당푸르지오(2011년), 두산위브(2009년) 이후 등장하는 약 1000가구 규모의 도심권 대단지다.

단지는 오는 8월 분양 예정이다. 지하 3층~최고 35층, 7개 동, 958가구로 재탄생한다. 일반물량은 138가구로 적은 편이다. 일반 분양의 가구 구성은 45㎡(93가구), 59㎡(8가구), 65㎡(37가구) 등 소형 위주다.

지난 24일 지하철 왕십리역에서 '라체르보푸르지오써밋' 단지까지 걸어가는 길. /오은선 기자

이 단지는 착공 이듬해인 2022년 분양을 시도했지만 이후 계속 미뤄졌다. 시공사와 조합이 공사비 증액을 두고 갈등을 빚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대우건설은 자잿값 상승 등 공사비 인상을 이유로 조합에 공사비를 2203억원에서 2714억원으로 511억원 인상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조합이 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아 공사가 멈출 위기에 처했지만 최근 공사비 306억원 증액에 합의하면서 일반분양에 나서게 됐다.

문제는 공사비가 상승하면서 일반분양 가격도 올랐다. 2019년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을 당시 3000만원대로 추산됐던 일반분양가의 평당가는 5200만원이 됐다. 평형별로 ▲전용 45㎡는 9억원 ▲전용 59㎡는 13억원 ▲전용 65㎡는 15억원 수준이다.

지난 24일 '라체르보푸르지오써밋' 공사현장 인근. 지상철로 건너편으로 '서울숲더샵'과 '서울숲리버뷰자이'가 보인다. /오은선 기자

인근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조합원 물량 전용 59㎡의 프리미엄(웃돈)이 11억원까지 올랐다가 최근 조정돼 현재는 9억원이 붙었고, 14억원에 살 수 있다”며 “선호 타입인 59㎡의 경우 물량이 워낙 적고 낮은 층일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로열층 매물인 조합원 매물을 사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했다.

분양가가 크게 오르면서 인근 시세와 별반 차이가 없어졌다. 바로 인근에 위치하고 가장 최근인 2018년 입주한 ‘서울숲리버뷰자이’ 전용 84㎡는 지난 15일 17억원(3층)에 거래된 바 있다. 현재 ‘라체르보푸르지오써밋’ 전용 84㎡ 조합원 물량은 18억원에 나와있다.

전용 59㎡ 역시 ‘서울숲리버뷰자이’는 지난 4월 14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라체르보푸르지오써밋’ 조합원 물량과 거의 가격 차이가 없다. 다만 배정 학교인 행당초등학교까지 ‘서울숲리버뷰자이’는 10분 걸리는 반면 ‘라체르보푸르지오써밋’은 5분 밖에 걸리지 않는다.

지난 24일 행당초등학교 인근에서 바라본 '라체르보푸르지오써밋' 공사현장. /오은선기자

왕십리역에서 단지로 가는 길엔 역을 지나가는 지상철이 노출돼 있고, 인근에 아직 개발되지 않은 골목들이 눈에 띈다는 점은 아쉬웠다. 고분양가와 소형 평수 밖에 없다는 점도 단점이지만, 지난 몇 년간 신축이 없었다는 점에서 인근 부동산에서는 ‘흥행’을 점쳤다.

성동구 B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선호 평형인 전용 59㎡ 물량이 8가구 밖에 없다는 점에서 손님들에게 일반분양을 크게 추천하지는 않는다”면서도 “그래도 오랜만에 들어오는 신축에 초등학교 바로 옆으로 입지도 좋아 흥행은 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