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거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토지 시장에서도 거래 절벽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토지 거래량이 역대 최소치 수준으로 떨어졌는데, 부동산 호황기였던 2021년과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부동산 토지거래 /조선DB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거래가 이뤄진 토지는 182만5728필지였다. 전년도 거래된 220만9175필지에 비해 17%가량 감소했다. 지난 2021년(329만6622필지)과 대비하면 절반에 그친다.

또 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시작한 2006년 이후로 역대 최저치다. 원래 역대 가장 거래량이 적었던 해는 2012년도(204만4962필지)였다. 이후 처음으로 거래량이 200만필지대 아래로 내려온 것이다.

서울의 토지 거래량만 보면 작년에 16만8373필지를 기록했다. 전년도(16만7273) 보다 소폭 오른 수준이지만 2021년 29만필지 이상 거래된 것에 비하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동안 굵직한 개발 사업등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토지는 부동산 상품 가운데 ‘금리 영향’을 가장 적게 받는다. 오피스텔이나 상가 등 수익형 상품과는 달리 장기투자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 시장 전체가 장기 침체에 들어가면서 토지 거래량 역시 줄어든 것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특히 대형 토지 거래 주요 수요자 중 하나인 부동산 개발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공사비 상승, 금융기관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공급 축소로 금융 비용이 증가하고 신규 개발사업 추진이 감소했다. 이로 인해 수주 기회가 줄어드는 등 개발사업 수익성은 계속 악화되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이나 재개발 등을 위한 단독 주택 거래가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건물 거래에는 토지 지분이 일부 포함되는데, 최근 금리 상승으로 오피스나 빌딩 등 상업용 건물들의 거래가 급격하게 줄고 단독주택을 근린생활시설 등으로 변경하려는 수요도 거의 없다시피 하면서 토지 거래량을 더욱 끌어내렸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상업용 부동산 등 건물 거래 건수는 2021년 호황기에 비하면 20~30%까지 떨어졌다. 재개발을 위한 거래도 거의 올스톱 상황”이라며 “대형 건설사들이 주로 거래하는 대규모 토지 뿐 아니라 전체 토지 거래량 자체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부속토지가 아닌 순수토지 매매량도 감소세다. 순수토지는 건축물이 딸리지 않은 땅을 의미한다. 지난해 71만0092필지가 거래됐는데, 역대 80만필지 기록이 꺾인 것은 처음이다. 2021년엔 124만8084필지가 거래되면서 역대 최대 거래를 기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