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시멘트사들의 실적이 일제히 전년동기대비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일수 감소로 생산량이 줄고 시멘트 수요마저 떨어졌지만 영업이익은 급증했다. 지난해 9만원대에서 올해 10만원대까지 15% 가까이 오른 시멘트 가격 때문이다. 올해 11월부터 또 다시 시멘트 가격이 인상되면서 4분기에도 좋은 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멘트업계 1위인 쌍용C&E는 올해 3분기 매출이 4204억원으로 전년 동기(4036억원) 대비 4.2% 늘었다. 영업이익은 262억원에서 476억원으로 81.4% 증가했다.
시멘트 업계 전체로 봤을 때도 매출액과 이익률은 모두 증가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쌍용C&E와 한일시멘트, 현대시멘트, 아세아시멘트, 성신양회, 삼표시멘트 등 3분기 시멘트사 실적은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이 1.8%, 이익률은 5.4%p 증가했다.
3분기에는 시멘트 수요와 생산량이 모두 감소했다. 생산량은 장마와 휴가, 추석연휴 등으로 영업일수가 감소한 영향이다. 성신양회는 전년대비 생산량이 15% 감소했고, 현대(-12.2%), 한일(-10.4%)가 뒤를 이었다. 3분기는 일반적으로 시멘트 수요 성수기로 알려져있지만, 이 역시 주택착공면적이 급감한 탓에 꾸준히 감소 중이다. 9월 누계 기준 전국 주택 착공가구수는 전년대비 57.2% 감소한 12만5000가구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시멘트 업계의 이익률이 증가할 수 있었던 데는 지난해 11월 유연탄 가격 급등 등 원자재 가격인상을 이유로 단행한 가격인상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시멘트 가격은 1톤당 종전 7만8800원에서 지난해 2월엔 톤당 평균 9만2400원, 같은 해 11월에는 10만5400원으로 14.1%나 인상된 바 있다.
반면 유연탄 가격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하락했다. 지난해 3분기 톤당 204달러 수준까지 치솟았던 유연탄 가격은 올해 1분기 197달러로 내려온 뒤 3분기엔 125달러까지 내려앉았다.
유진 등 레미콘 업계 역시 마찬가지다. 레미콘 생산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10.5% 하락해 크게 감소했지만 매출액은 0.3% 줄어드는데 그쳤다. 그러나 이익률은 오히려 3.1%p 상승했는데, 올해 1월과 5월 두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한 영향이다. 레미콘사들은 시멘트 가격이 인상되자 레미콘 공급가액을 1월과 5월 각각 4200원씩 인상한 바 있다. 지난해 3분기 대비 레미콘 가격은 19.3% 올랐다. 올해 3분기 레미콘 평균판매가격(ASP)은 ㎥당 9만3400원 수준이다.
4분기도 출하량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이지만 가격 인상 효과가 더 커 시멘트사와 레미콘사들의 실적은 꾸준히 좋은 성적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연탄 가격은 계속 하락 중이고, 최근 11월부터 시멘트 업체들이 벌크 시멘트 출하분을 기존보다 t당 6% 이상 오른 11만2000원 수준의 가격을 적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시멘트사들과 레미콘사들이 11월부터 6.2%의 가격 인상에 합의했고, 유연탄 가격도 톤당 110달러 수준으로 지난해 4분기 대비 기저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4분기도 3분기에 이어 출하량이 감소할 수 있지만 그 이상으로 가격 상승과 유연탄 가격 하락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멘트 가격 인상은 건설사의 공사비 상승 압박으로 작용하면서 시장에서는 분양가 인상에도 영향을 미치는 원인이 돼 시장의 비난을 받아왔다. 그러나 시멘트 업계 입장에서는 탈탄소 설비 부담, 건설경기 악화로 착공 감소 등에 따라 내년부터는 실적 악화가 예상되기 때문에 현재는 곳간을 준비해야하는 시기라고 설명한다.
한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2030년까지 탄소중립 등 온실가스 감축 규제 기준을 맞추지 못하면 퇴출 위기에 놓인 상황이기 때문에 막대한 설비투자 비용이 들 수밖에 없다"며 "내년엔 또 전기료 인상 여지도 있기 때문에 여건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