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매물은 이미 다 나가고 없어요. 전용 84㎡ 기준으로는 최저 12억원부터 시작입니다.”(개포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

“전세 물건을 찾고 있는데, 구룡역과 가까운 곳은 벌써 14억원을 훌쩍 넘어가네요.”(전세 대기자)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조감도./현대건설 제공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서 6700여가구의 대단지 아파트가 입주를 두 달 앞두고 있지만 ‘입주장’은 찾아볼 수 없다. 흔히 대단지 입주를 앞두고선 저가의 전세, 반전세 매물이 쏟아져 나오는데, 그런 현상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집주인들의 실거주 의사가 강한 데다, 향후 2년간 강남의 대단지 입주가 없어 신축 선호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진단이다.

13일 정비업계 따르면 오는 11월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서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총 74개동, 6702가구의 대단지로, 과거 개포주공1단지를 재건축 한 아파트다.

개포 일대에서 개포주공2단지는 ‘래미안블레스티지’로, 개포주공3단지는 ‘디에이치아너힐즈’, 개포주공4단지는 ‘개포프레지던스자이’, 개포시영은 ‘개포래미안포레스트’, 개포주공8단지는 ‘디에이치자이개포’, 일원현대는 ‘래미안루체하임’으로 재건축됐다. 개포 일대에서는 후발주자인 5·6·7단지가 새 아파트로 탈바꿈 되기 전까지는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가 마지막 신축 단지인 셈이다.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입주를 앞두고 ‘입주장’을 기다리던 대기자가 적지 않았다. 6702가구의 대단지인 데다, 주변 아파트에서도 가장 신축으로 가고자 하는 수요도 상당했다. 하지만 지난 달을 끝으로 저가 전세매물은 금세 소진됐다. 이제는 전용 84㎡를 기준으로 13억원 선이 평균 전세가격으로 유지되고 있다. 구룡역과 가까운 1획지의 경우 집주인들이 15억원까지 호가를 부른다는 게 일대 중개소의 이야기다.

개포동의 B공인중개업소 사장은 “매물 가격이 상당히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서 중개소들도 당황스러운 상황”이라며 “한 주 사이에 1억~2억원이 오르고 있다”고 했다.

개포동의 C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를 대기하던 손님들 중에는 전세가격이 너무 비싸 래미안블레스티지, 개포래미안포레스트 등 다른 단지에서 매물을 찾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했다.

‘입주장’이 사라진 건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서도 마찬가지다. 2990가구에 달하는 래미안원베일리가 입주를 시작했지만 한강뷰가 나오는 일부 전용 84㎡의 경우 전셋값이 20억원이 넘어가는 상황이다.

반포동의 D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반포동에서는 한동안은 원베일리가 대장주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전용 84㎡의 경우 전면 한강뷰가 나오는 매물이 없지만 일부라도 뷰가 나온다면 가격이 확확 뛴다”고 했다.

시장에서는 향후 2년간 대단지 아파트 입주가 없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를 끝으로 2025년 9월(예정) 청담 르엘(청담 삼익)이 입주할 때까지는 일부 소규모 단지를 제외하고선 입주단지를 찾아볼 수가 없다. 청담 르엘은 1261가구 중 176가구가 내년 중 일반분양될 예정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개포주공1단지의 경우 과거 90%가 세입자로, 재건축 후에는 집주인들의 실거주 의사가 상당히 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강남에서는 마지막 신축 대단지 입주여서 선호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