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에서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의 분양가 10억원 미만의 아파트를 찾기가 어려워진 가운데 9월 기본형 건축비 정기고시에 업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기본형 건축비는 이미 올해 두번이나 올랐고 지난해 역시 세 차례나 상승했다. 건축비 상승은 분양가격의 기준이 되고, 건축비가 오르면 자연스럽게 분양가도 오르기 때문이다.

1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오는 9월 건설자재와 노무비 등의 가격 변동을 종합 반영한 기본형 건축비가 정기 고시된다. 기본형건축비는 공사비 증감 요인을 반영해 매년 3월과 9월 정기적으로 조정된다. 그 외에도 인상 요인이 있다면 비정기 고시를 통해 적용된다.

서울 시내 아파트. /뉴스1

올해는 이미 지난 2월 13일 ㎡당 기본형건축비(16~25층 이하, 전용면적 60㎡ 초과~85㎡ 이하 기준)를 지난해 9월 고시된 190만 4000원에서 192만 5000원으로 1.1% 인상한 바 있다. 이는 비정기 고시였다. 이후 3월 정기고시에 194만3000원으로 소폭 상승했다. 지난해 9월과 비교하면 2.05% 오른 수준이다.

지난해에도 3월(2.64%)과 7월(1.53%), 9월(2.53%) 각각 올랐다. 특히 작년엔 국토부가 기본형 건축비 고시를 시작한 2013년 이후 연간 기준 역대 최대치 상승을 기록했다.

이번 9월 정기고시도 인상은 피할수 없을 것이라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시멘트 가격 인상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오는 9월부터 시멘트 가격이 줄줄이 오를 예정인데, 이미 쌍용C&E와 성신양회가 14% 이상 오른 가격으로 시멘트를 판매 중인 가운데 9월부터는 한일시멘트와 한일현대시멘트도 가격 인상에 동참할 예정이다. 인상률은 각 업체별로 12.8~14.3% 수준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3.3㎡(평)당 분양가가 6년 전만 해도 400만원대였는데 최근에는 1000만원 시대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서울은 4000만원을 웃돌기도 한다”며 “건설공사비지수가 3년 전보다 30% 가까이 올라 현실화를 안 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기본형 건축비까지 오른다면 조합(발주처)과 시공사간 협의가 더 첨예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 서울 아파트의 경우 분양가 인상 요인만 산적해 있어 실수요자들의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래미안 라그란데’ 분양가는 3.3㎡당 3200만원대로 전용 84㎡의 기준 10억~11억원으로 책정됐다. 지난 4월 인근에서 분양한 동대문구 휘경동 ‘휘경자이 디센시아’의 3.3㎡당 분양가가 2930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평당 200만원 이상 더 오른 것이다. 휘경자이 디센시아 전용 84㎡ 분양가는 8억2000만~9억7600만원대로 10억원 미만이었다.

불과 4개월만에 분양가가 훌쩍 뛰었지만 래미안 라그란데 분양가는 오히려 합리적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서울의 비강남권에서도 이보다 더 비싼 분양가가 나오고 있고, 경기도 등 수도권에서 비슷한 분양가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분양한 서울 광진구의 ‘구의역 롯데캐슬 이스트폴’의 3.3㎡당 평균 분양가가 4050만원으로 전용면적 84㎡ 기준 최고가는 14억9000만원이었다. 경기도 광명의 ‘센트럴 아이파크’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3700만원으로 전용 84㎡ 분양가가 12억원을 웃돌았다.

최근 철근 누락 아파트 등 건설업계 이슈로 현장에서 감리 강화와 동영상 촬영, 안전이슈 등이 커지면서 비용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비용이 늘어날수록 분양가 상승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효선 NH농협 부동산수석위원은 “전체적으로 모든 원자재가 아직 오르는 추세기 때문에 기본형 건축비, 분양가 인상이 계속 이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공사비에는 땅값과 건축비, 감리비, 인허가비 등이 모두 포함돼 있는데 기본형 건축비 인상에 더해 최근 안전 이슈 등으로 감리 등 비용도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던 지역은 특히 상승 효과가 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