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든파이브 상가활성화를 위한 탁월한 선택!!!’, ‘관리단대표위원 제22선거구 김헌동 후보 선거홍보물’

최근 가든파이브를 방문한 사람이라면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의 사진이 크게 실린 벽보를 찾기 어렵지 않다. 김헌동 사장이 가든파이브 라이프(LIFE)동의 제7기 관리단대표위원으로 출마한다는 내용으로, 출마한 선거구도 심지어 여러 곳이다. 어떻게 된 영문일까?

SH가 가든파이브의 분양을 14년째 마치지 못하고 있는 데 그 속사정이 있다. 쇼핑몰로 쓰이는 라이프동은 분양률이 아직까지 60%를 겨우 넘긴 수준으로, 유통업체들의 장기임대로 공실률은 그나마 줄인 상황이다. SH공사가 여전히 상당수의 점포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사장이 관리단 대표위원 후보로 이름을 올리게 된 것이다.

가든파이브 라이프동 벽면에 부착된 김헌동 SH사장의 관리단 대표위원 선거 후보 홍보물./독자 제보

3일 SH공사와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김헌동 사장은 가든파이브 라이프동의 제7기 대표위원을 선출하는 선거에서 9개 선거구에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선거구는 총 23개로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선거구에 후보로 나간 것이다.

가든파이브 라이프동 곳곳에 붙여진 선거홍보물을 보면 김 사장은 가든파이브내 선거사무실을 갖추고 선거운동원도 두고 있다. 주요이력은 제1~6기까지의 관리단 대표위원으로, 공약은 ‘가든파이브라이프 상가활성화 추진’, ‘효율적 관리운영 및 공동이익 증진 추진’ 등이다.

SH공사는 라이프동에 상당수의 점포를 여전히 보유하고 있어 김 사장이 관리단의 대표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이 직접 위원으로 활동하지는 않지만, SH공사를 대표하는 인물로 선거에 나간다는 것이다. 이력에 언급된 1~6기 대표위원 역시 역대 SH공사 사장이 후보로 나선 뒤 선출이 된 것이다.

가든파이브 관리단 관계자는 “후보는 SH사장이지만 대표위원으로는 SH의 담당 직원이 활동을 하게 된다”면서 “SH가 9개 구역에 점포의 상당수를 보유하고 있어 관리 차원에서 선거에 나가는 것”이라고 했다.

SH공사는 동남권유통단지를 조성한다는 취지로 2009년 가든파이브 분양을 시작했다. 하지만 14년이 지난 지금까지 분양은 마치지 못한 상태다. 김 사장이 후보로 나선 쇼핑몰 라이프동의 경우 올 2월말 기준 분양률이 64%에 불과하다. 사무공간으로 쓰이는 웍스(WORKS) 동은 91%, 청계청 공구상가들이 이전한 툴(TOOL)동은 78% 수준의 분양률을 기록하고 있다.

가든파이브의 미분양 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당초 2009년부터 분양 성과가 미미해 개점시점도 4번이나 연장했다. SH공사 측은 공실률이 4~5% 수준으로 줄어든 것을 성과로 보고 있지만 이는 NC백화점, 현대백화점 등이 10년 단위의 장기 임대로 들어와 있기 때문이지, 분양과는 관련이 없다. NC백화점은 2010년 최초 계약 후 2020년 재계약을 했고, 현대백화점이 2018년 계약을 맺어 2028년까지 사용하기로 돼 있다.

SH공사 관계자는 “SH의 최종 목표는 가든파이브의 분양 완료”라면서 “백화점의 임대 계약이 마무리 되기 전에 분양을 완료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