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흥그룹이 대우건설에 대한 오너 일가의 직접 경영을 본격화하고 있다.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의 사위를 대우건설 사내이사로 임명하는 것을 재추진하는 등 가족경영 체제를 가속화하고 있다.

대우건설 본사 사옥 /대우건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오는 28일 예정된 정기주주총회에서 김보현 대우건설 총괄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김 부사장은 정창선 회장의 딸 정향미 씨의 남편이다.

김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이 추진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월 예정된 대우건설 주주총회에서는 김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포함됐었다.

그러나 김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은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 불승인' 통보에 발목이 잡혔다. 당시 윤리위는 지난 2020년 4월 공군 준장으로 퇴역한 김 부사장이 퇴직 후 3년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업무 연관성이 높은 사기업으로 재취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김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이 가능해진 이유는 윤리위의 취업심사대상자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고문'이라는 비공식 직함을 달고 경영에 참여했던 김 부사장은 지난달부터 대우건설 총괄부사장으로 역할이 확대됐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김 부사장이 취업심사대상자였기 때문에 역할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면서 "취업심사대상에서 벗어나면서 현재 직책을 얻게된 것"이라고 했다.

업계에서는 김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이 확정되면 대우건설 경영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김 부사장은 그동안 공석이던 경영지원본부장도 겸직하는 만큼 인사, 재무 등 경영 전반을 총괄하게 된다.

정 회장 일가의 직접적인 대우건설 경영 참여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한 대우건설 직원은 "중흥그룹 인수 전까지 대우건설은 공기업처럼 안정성을 중시하며 운영된 측면이 있었다"면서 "오너일가 합류가 본격화되면서 과거와 달리 오너 일가 주도로 일관된 사업 방향성을 제시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오너 일가의 직접적인 경영 참여에 반대의 목소리도 많다. 인사 과정에서 직원의 의사를 존중하는 등 직원 친화적으로 돌아갔던 대우건설 전통적 분위기가 깨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20대인 정 회장의 친손자가 전략기획팀 부장에 배치되는 등 건설 경력이 부족한 오너 일가가 요직을 차지하는 점도 직원 불만을 키웠다. 또 김 부사장의 아들 두명 역시 대우건설에서 근무하고 있다.

최근엔 성과급 지급 지연과 관련된 직원 불만도 커지고 있다. 대우건설은 오는 4월 예정된 성과급 지급을 하반기로 미루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대우건설 게시판에는 "(중흥그룹 인수 전에는) 상여를 제때 받아서 그런지 이번에 유독 상심이 크다"는 등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