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의 하락세가 지속하면서 전국적으로 거래량도 크게 줄어든 가운데 이례적으로 거래가 매우 활발해진 곳이 있다. 인천 루원시티다. 주상복합 아파트 한 단지에서 두 달 만에 100개에 달하는 분양권이 거래되는 등 활발한 거래가 일어났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하락한 가격이 입지 대비 매력적이라고 생각한 수요자들이 몰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인천 서구 가정동에 들어서는 '루원시티 SK리더스뷰 2차' 투시도. /SK건설 제공

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루원시티가 있는 인천 서구 가정동의 분양권은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285건 거래됐다. 12월 거래분이 아직 모두 등록되지 않은 만큼 실제 거래량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등록된 것만 해도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가정동에서 거래된 분양권 거래량(51건)의 5배 이상이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하반기 들어 기축 아파트에서 가격이 하락하며 거래가 늘어난 것이다. 가정동 루원시티프라디움은 하락장이 본격화하던 하반기 거래량이 42건으로 상반기 거래량(8건)의 5배를 웃돌았다. 이 아파트 전용면적 84㎡는 2021년 8월 기록한 신고가 8억9900만원에서 지난 11월 4억5000만원으로 떨어졌는데,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요자가 몰려든 것이다.

그러자 신축 아파트의 분양권 거래도 급증하기 시작했다. 특히 용적률이 높아 아파트보다 투자가치가 낮다고 평가됐던 주상복합 아파트 한 단지에서만 분양권이 두 달 만에 100건 이상 거래됐다. 가정동 루원시티 SK리더스뷰2차 주상복합 아파트는 지난해 11월과 12월 두 달간 134건 거래됐다.

루원시티 SK리더스뷰2차 전용면적 84㎡의 분양가는 4억1500만~4억7200만원이었다. 분양권은 4억3390만~5억190만원이었으니 분양가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인근 구축 아파트와 비슷한 가격이기도 하다.

인근에 있는 루원e편한세상하늘채 아파트 전용면적 84㎡는 2021년 9월 6억7000만원에 최고가에 거래됐다가 지난달 4억5000만원까지 떨어졌다. 루원e편한세상하늘채가 준공 14년차 아파트인 것을 감안하면 신축인 루원시티 SK리더스뷰2차 분양권의 가격 장점이 부각된다.

이 외 단지의 분양권 거래를 살펴보면 포레나 루원시티가 54건 거래됐고 ▲루원시티 주상복합 린스트라우스 43건 ▲루원시티 대성베르힐 2차 34건 ▲루원 지웰시티 푸르지오 20건 순으로 거래됐다.

입지가 좋고 호재가 겹친 곳이라는 것도 이 지역 거래가 활발해진 이유로 꼽힌다. 루원시티 SK리더스뷰2차, 루원시티프라디움 등은 인천지하철 2호선 가정역 역세권인 데다 서인천IC가 가까워 서울과의 접근성이 좋다. 또 루원시티를 거쳐 청라국제도시까지 연결되는 서울지하철 7호선 청라연장선 공사의 수혜를 받는 곳이다. 지난해 2월 착공한 이 노선은 2027년 개통 예정이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소장은 “루원시티는 비규제지역이라 분양 초반에 프리미엄이 많이 붙을 정도로 인기가 좋은 곳이었다”면서 “청라신도시 인프라를 공유해 검단신도시보다 입지가 좋다는 평가를 받는 상황에서 향후 분양가가 오르면 이 가격에 다시 살 수 없다고 판단한 수요자가 많아 거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