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의 공무원 임대아파트가 네번째 입주자 모집에 나섰음에도 전체 물량의 절반 가까이를 채우지 못했다. 입주 보증금이 시세 대비 낮지만, 강남이라는 지역적 특성상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보증금 문턱이 높은 영향이다.

일러스트=김연수

30일 공무원연금공단에 따르면, 지난 25일 입주자 모집을 마감한 서울 강남구 일원동 상록스타힐스의 입주자 모집률은 53%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1829가구 중 973가구만 모집인원을 채운 것인데, 입주자 선정을 통한 최종 계약 절차가 남아 있어 실제 모집률은 더 낮아질 수 있다.

상록스타힐스는 1983년부터 공무원임대아파트 역할을 해온 기존 개포9단지(690세대)를 재건축한 아파트다. 전용면적 18~59㎡로 구성된 전 가구 임대아파트로, 수도권 소재 기관 공무원 중 무주택자가 그 대상이다. 수인분당선 대모산입구역과 서울지하철 3호선 대청역이 도보권인 점이 특징이다.

지난 10월 입주를 시작한 이 단지가 입주자 모집에 나선 것은 벌써 네 번째다. 이 단지는 지난 8월 처음으로 입주자를 모집했는데, 신청자가 1099명에 그쳤다. 이후 2차 모집까지 진행했으나 423가구만 최종 계약을 했고, 3차 모집 후에는 591가구가 계약을 완료했다. 이후 임대보증금을 최대 2억원 가까이 낮춘 후 진행한 4차 모집에서는 382명이 신청했다.

임대보증금은 시세 대비 낮은 편이다. 전용면적 59㎡의 임대보증금은 6억9440만원으로, 기존(3차 모집) 8억8000만원에서 2억원 가까이 낮아졌다. 인근 디에이치포레센트 전용 59㎡가 지난달 전세보증금 7억5000만~7억8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저렴한 편이다. 지난 10월만 해도 디에이치포레센트가 10억7000만원에 전세 계약돼 그 차이는 더 컸다.

공무원 임대아파트인 만큼 보증금 외 혜택도 많다. 공무원연금공단과 입주자 간 직접 계약을 체결해 59㎡ 기준 347만원에 달하는 부동산 중개수수료가 없고, 전월세전환율은 2.75% 수준이다. 4~5%대에 달하는 시중은행 대출금리와 민간 아파트 전월세전환율보다 낮다. 공무원연금공단이 관리해 최근 문제가 되는 '깡통전세' 우려도 없다.

여러 장점이 있음에도 공무원들은 입주를 꺼리는 이유는 비싼 가격이다. 서울시 한 공무원은 "임대보증금이 시세보다 낮다고 하지만, 공무원들에겐 여전히 높은 금액"이라며 "분양전환이 된다고 하면 무리해서라도 들어갔을텐데 굳이 임대가격이 비싼 강남에 살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다른 서울시 공무원도 "소속 기관이 강남 주변인 공무원이 아니라면 비싼 보증금을 지불하고 강남 임대아파트에 들어갈 사람이 없을 것"이라며 "자녀가 있는 공무원이면 학군을 생각해 입주를 고려할 수도 있겠지만, 최대 평형이 전용 59㎡고 대부분 소형 평형이라 자녀가 있는 가족이 살기도 쉽지 않은 환경"이라고 했다.

실제 타지역 공무원 아파트의 임대보증금은 상록스타힐스의 약 30% 수준이다. 전용 49㎡ 기준 상록스타힐스의 임대 보증금은 5억5230만원, 또다른 공무원 임대아파트인 상계주공15단지(1988년 준공)는 1억6349만원이다. 아파트 준공년도와 지역적 차이가 있지만, 상계주공15단지의 임대보증금은 상록스타힐스의 29.7% 수준에 불과하다.

공무원연금공단 관계자는 "내년 2월은 돼야 4차 모집 신청자 중 입주자가 확정되기 때문에, 추가 모집 일정은 그 이후가 될 것"이라며 "임대보증금을 또다시 내리는 방안에 대해서는 아직 검토한 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