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최대 규모의 경기장이자 2022카타르 월드컵의 결승전이 열리는 ‘루사일 스타디움’.

황금빛을 자랑하는 이 경기장은 카타르 도하에서 북쪽으로 15㎞ 떨어진 루사일에 위치해있다. 카타르 시민들과 수백만 관광객들이 편하게 이동할 수 있는 지하철이 경기장 내부까지 이어지는데, 1호선 레드 라인 북부선과 남부선은 다름 아닌 국내 건설사인 SK에코플랜트와 GS건설이 각각 맡아 건설했다. 월드컵 개최를 염두에 두고 2013년 카타르 철도공사가 발주한 것인데, 국내 건설사가 중동 지역에 메트로 공사를 수주한 것은 이 때가 처음이었다.

SK에코플랜트가 시공한 카타르 현지 지하철 역사 내 모습/사진=SK에코플랜트

월드컵이 열리고 있는 카타르 현지 고속도로나 지하철 등 기반시설 상당수가 우리나라 대형 건설사들이 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SK에코플랜트, GS건설 등 국내 건설사들이 카타르 현지 곳곳에 과거 굵직한 수주건을 맡아 성공시킨 사례가 다수 있다.

SK에코플랜트가 2019년 8월 준공한 레드 라인 지하철은 카타르 도하 도심과 북부를 잇는 노선 중 핵심 노선이다. 11.69㎞에 달하는 지하터널 구간과 역사 7개소 등을 시공했는데, 도하 시내 중심부와 고층빌딩이 밀집한 웨스트베이(West Bay) 지역을 통과해 루사일(Lusail) 지역을 연결했다.

1호선 레드 라인 남부 구간 공사로는 GS건설이 맡아 시공했다. 레드 라인 12.6㎞와 연결노선인 블루 라인(3.5㎞), 그린 라인(1.7㎞) 등 총 18㎞ 연장에 역사 5개소가 포함됐다. 2억5000만 달러 규모다.

특히 두 건설사 모두 공사 난이도가 높은 터널 구간을 TBM공법으로 뚫었다. 이 공법은 해안에 인접한 석회암 지역의 지질 특성을 고려해 고수압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2017년엔 카타르와 주변 국가들의 단교 사태가 발생하는 등 공사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었지만, 44개 국적의 다양한 근로자들과 함께 성공리에 마쳤다”면서 “중동의 문화적 특징도 반영해 예술적인 측면에서도 아랍식 건물 형상과 유사한 인테리어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은 카타르 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건설사다. 2005년 라스라판 산업단지에 정유화학 플랜트 공사 수주를 시작으로 ▲2007년 수리조선소(7억1666만 달러) ▲메사이드 석유화학 플랜트(4억2774만 달러) ▲뉴오비탈 고속도로 4공구(9억1900만 달러) ▲이링 고속도로(5억9000만 달러) 등 현지에서 중요한 프로젝트의 시공을 맡았다.

2008~2011년 도하에서 토목사업본부 소속으로 근무했던 허현 대우건설 홍보팀 차장은 “카타르 진출을 시작으로 UAE, 오만,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중동국가 진출의 초석을 다지고 동시에 해외시장 다변화도 이룰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내년 준공 예정인 카타르 루사일 타워/사진제공=현대건설

현대건설 역시 카타르 현지 곳곳에 자취를 남겼다.

카타르 랜드마크인 국립박물관은 2019년 현대건설이 지었다. ‘사막의 장미’로 불리며 세련된 건축미를 뽐내 관광객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내년 준공 예정인 루사일 플라자 타워도 현대건설이 짓고 있다. 이 타워는 카타르 현지 내 최고층(70층) 건물로 완공되면 카타르 스카이라인의 중심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뉴 도하 호텔과 하마드 메디컬시티도 준공했다. 비료공장과 천연가스액화 정제시설 등 굵직한 플랜트 공사건도 맡았다.

삼성물산은 2011~2012년 카타르 루사일 부동산개발주식회사의 발주로 11.4㎞의 도로와 현수교 2곳, 지하차도 공사를 수행했다. 2015년엔 약 2조원 규모의 담수복합발전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카타르 수전력공사가 발주한 프로젝트로 수도인 도하 남쪽으로 15㎞ 떨어진 지점에 복합발전소 및 담수공장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이밖에 2021년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 수출기지, 2022년 태양광 발전소 건설공사까지 수주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카타르 시장에서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축구대회를 대비해 각종 기간시설의 수주가 이어졌다”면서 “최근 네옴시티 사업을 계기로 중동 시장이 더욱 주목받는 상황에서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 노력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