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아파트값 낙폭이 커지는 가운데 불과 몇 달 전 경매 낙찰가보다도 싼 매물까지 등장하고 있다. 경매는 일반적으로 시세보다 다소 싼 값에 살 수 있는 것이 장점인데, 집값이 워낙 빠르게 내리다 보니 별 의미가 없어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는 시기에는 경매에 참여할 때 감정가보다도 최근 시세를 잘 봐야한다고 조언한다.
17일 신한옥션에 따르면 세종 범지기마을 10단지 4층 전용 74.52㎡는 지난 7월 경매에서 4억5460만원에 낙찰됐다. 같은 달 30층 실거래가가 5억1500만원 수준으로, 층수를 감안 하더라도 경매 낙찰가가 시세보다 확실히 낮았다. 그러나 최근 같은 평형 매물은 4억원에 나왔다. 불과 석 달 만에 경매가보다 10% 이상 싼 매물이 나온 것이다.
세종 가락마을 10단지 8층 전용 72.49㎡는 지난 6월 경매에서 4억2000만원에 낙찰됐다. 이후 7월엔 같은 평형 12층 매물이 4억2800에 거래됐다. 시세가 경매 가격과 비슷한 수준으로 바로 따라간 것이다. 최근에는 같은 단지 같은 평형으로 3억9000만원짜리 매물이 나왔다. 지난달에는 같은 평형이 3억4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세종시 아파트 값은 전국에서 가장 큰 하락폭을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세종 아파트 값은 올해 들어 9.77% 내렸다. 지난해 누적 상승률인 2.13%보다 더 많이 떨어졌다. 작년 7월 26일 조사(-0.09%)부터는 1년 3개월 동안 단 한 주도 빼놓지 않고 하락했다. 2020년에는 42.37% 오르며 전국 1위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다.
집값이 계속 내리다 보니 정부는 최근 세종시를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당분간 집값이 반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금리와 대출이자 부담이 여전히 크기 때문에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됐다고 수요가 갑자기 늘어 가격이 오르는 효과가 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하락장에서는 경매가 무조건 싼 것은 아닌 만큼 시세를 잘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하락장에서 경매에 참여할 때는 시세를 잘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1년 전 감정한 물건이 지금 경매에 나오기도 하기 때문에 감정가에서 몇% 떨어졌는지를 보기보다는 시세 대비 얼마나 싼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여 연구원 역시 "일반적으로 경매에서 감정가 기준으로 시세보다 싸게 나오겠지라고 생각하는데, 이는 틀린 것"이라며 "빠르게 하락하는 장에서는 반드시 해당 단지에서 가장 저렴한 급매물 가격이 어느정도인지 등을 확인하고 경매에 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