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등에 중구난방으로 적용되던 고가주택의 기준이 2022년 세제개편안을 통해 12억원으로 통일됐다. 임대소득세에 적용되는 고가주택 기준 역시 12억원으로 상향됐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과 비슷한 12억원으로 고가주택 기준이 일치된 것을 두고 1가구 1주택자에 적용되는 세제가 합리화됐다는 평가를 내놨다. 일각에서는 '똘똘한 한 채' 현상이 굳히기에 들어갈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정부가 21일 발표한 '2022년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내년부터 1가구 1주택자에게 적용되는 주택분 종부세 기본공제금액이 기존 11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정부는 기본공제금액을 현실화하고 양도소득세와 고가주택 기준을 통일하기 위한 조치라고 개정이유를 설명했다. 이와 함께 주택임대소득 과세 고가주택기준도 기존 기준시가 9억원 초과에서 12억원 초과로 인상됐다.
12억원은 서울의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과 유사한 수치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6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2억7992만원이다. 거래되는 서울 아파트의 약 절반이 12억원 이하에 해당하는 셈이다. 부동산R114가 시세를 기준으로 분석한 자료를 봐도 서울 내 아파트 중 매매가격이 12억원 이하인 아파트의 비중은 전체의 53.9%에 해당한다.
전문가들은 12억원 수준으로 종부세, 양도세의 고가주택 기준이 통일된 것을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종부세의 고가주택 기준은 10년 넘게 9억원을 유지하다가 지난해 11억원으로 상향됐다. 당초 노무현 정부 시절이던 2005년 "1% 미만의 극소수 고가, 다주택 보유자만 내는 세금"이라는 부연설명이 뒤따랐지만 지난 5년간 집값이 큰 폭으로 뛰면서 지난해에는 종부세 대상자가 101만명까지 급증한 바 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이전의 기준으로는 서울의 어지간한 25평 아파트도 고가주택에 포함된다"면서 "늦었지만 합리적인 수준으로 조정된 것은 환영할 일"이라고 했다.
물론 종부세는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양도세는 시세를 기준으로 해 여전히 고가주택의 기준이 정확하게 일치하지는 않는 대목도 있다. 하지만 세법전문가들은 종부세는 실현된 소득에 매기는 세금이 아닌 만큼 과세기준을 더 높게 잡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고 있다. 형식적으로나마 기준을 일치시키는 것이 납세자의 이해를 돕는다는 의견이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종부세는 공시가격으로 적용하는 만큼 실제 과세 기준 가격은 더 높은 셈"이라면서 "실질적으로 고급 주택에 부과하는 종부세 기준이 높게 매겨진다고 해서 큰 문제가 된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했다.
1가구 1주택에 적용되는 종부세 기준이 상향된 만큼 '똘똘한 한 채' 선호현상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올해 한시적으로 1가구 1주택자에게 종부세 기본공제금액이 11억원에 3억원을 더한 14억원으로 매겨지는 것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주택시장의 하방압력이 높은 상황이라 보유세 부담이 낮아졌다고 주택을 추가 구입하거나 거래시장이 활성화되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다만 1가구 1주택자의 종부세 공제 기준이 12억원으로 상향되며 똘똘한 한 채 선호현상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했다.